여름 하면 축제를 빼 놓을 수 없다. 전국 곳곳 다채로운 여름 페스티벌이 휴가철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도 여름 특수를 노린 페스티벌이 다수 생겨났다. '제1회 OO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관객 모시기에 나섰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이 한 철 장사를 노리고 계획된 페스티벌들은 오히려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잇속 챙기려 뛰어들었다가 오히려 피만 보고 1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페스티벌은 민간 업체가 주도하는 경우도 있고 방송국과 협조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받아 개최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형식으로 개최 되던 가장 중요한 것은 '모객'이다. 페스티벌의 성격과 목적을 명확하게 해서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비로소 성공적인 축제로 롱런할 수 있다. 대체로 대중이 선호하는 장르에 맞춰 록·힙합·재즈·EDM 등 라인업을 구성한다.
한 가요관계자는 "해마다 행사에 꼭 불러야 관객이 들어차는 이른바 '티켓파워 가수'가 꼭 있다. 몇 년동안 힙합 장르가 젊은층 사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힙합예능 '쇼미더머니' 출연자들이 대체로 대우를 받으며 행사에 초대된다. 요즘엔 해외 아티스트에 대한 수요도 높은 터라, 유명세에 비해 몸값 경쟁이 심화 돼 섭외가 치열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비싼 값에 가수를 모셔와도 페스티벌이 순탄하게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이름있는 페스티벌도 적자를 어떻게 면할지 매년 궁리중이다. 협찬도 들어오고 고정 관객층도 있는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이나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도 수년간 적자에 시달렸다. 특히 올해 지산 밸리록의 경우 서울과 인천에서 또 다른 페스티벌 일정과 겹쳐 예상 관객수를 밑돌았다. 서울에선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이, 인천에선 '투모로우랜드 페스티벌'이 개최됐고 결국 세 행사 모두 관객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다수의 페스티벌을 지켜봐 온 행사 관계자는 "페스티벌은 라인업을 일단 주최측이 만들고 사전 출연협의를 해놓은 상태에서 티켓 판매가 이뤄진다. 업체 입장에선 마이너스로 시작해 티켓 값으로 손익을 채워가는 구조"라며 "티켓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적자 손익을 따져 행사를 취소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소울 페스티벌 2017' 측은 14~15일 양일간 비와이·자이언티·박재범·크러쉬·식케이·수란·챈슬러·산체스 등 국내 인기 힙합뮤지션과 트레이 송즈·제레미·켈라니 등 해외뮤지션까지 역대급 라인업을 만들었으나 결국 취소했다. 해당 행사 관계자는 "내부 사정으로 인한 취소이며 추후 다시 행사를 기획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페스티벌 시장이 유망하나 파이가 작다. 새로운 업체들이 진입을 시도하지만 미흡한 준비로 운영미숙으로 찍히거나, 큰 적자 폭에 일찌감치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손해 보고 떠나는 업체가 대부분이며 지금 남아있는 브랜드 페스티벌의 경우, 적자를 견뎌내면서 투자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