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맞서 언론회복을 위해 싸운 사람들이 있다. 지난 10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그들은 공범자들에 맞서 몰락한 공영방송을 회복하고 언론의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영화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은 MBC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나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PD수첩' 제작에서 배제됐다. 이후 170일 파업 과정을 거치며 해고당한 뒤 뉴스타파에서 일하며 2016년에는 국정원의 간첩 조직을 다룬 영화 '자백'을 연출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공범자들'로는 부패한 공영방송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김민식 MBC PD는 김재철 사장 때 노조 부위원장으로 파업을 이끈 인물이다. 최근 MBC 사옥 안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치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해 큰 호응을 얻었다.
2008년 8.8 사태 때부터 KBS에서 공영방송을 지키려 앞장선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 성재호 기자, 검찰의 MBC 탄압 과정에서 결혼을 코앞에 두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했던 'PD수첩' 김보슬 PD와 이명박 정권 때 폐지된 KBS '미디어 포커스'의 멤버였던 현 뉴스타파 김경래 기자도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재철 사장 이후 징계와 부당전보 등 가장 많은 탄압을 받은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김연국 기자, 김재철 사장 당시 노조 홍보국장으로 파업을 이끌고 해고당한 이용마 MBC 해직 기자 등 이들 언론 수호자들의 이야기는 '공범자들'에서 상세히 소개된다.
이들과 더불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특별한 언론 수호자들의 이름이 나온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언론탄압에 맞서 싸우다 징계를 받은 언론인들의 명단, 그리고 '공범자들'의 상영을 위해 스토리펀딩에 참여한 일반후원자들이다.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대가를 치르고 있으나 그들과 함께 언론을 파괴한 자들은 여전히 기득권의 위치에 있다.
지난 8월 3일 김장겸 등 MBC 전현직 임원 5인이 법원에 '공범자들'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해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영화를 아직 직접 보지 않았으면서도 상당한 문제적 장면들이 포함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 감독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신뢰도가 참담한 수준까지 추락한 것은 여론조사 등 객관적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주지의 사실이다"며 "'공범자들'은 공영방송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공익적 성격의 영화다"고 반박했다.
공영방송의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언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최승호 감독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며 "지금 우리가 나서서 바꾸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은 나쁜 언론과 함께 평생을 지내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미래세대를 위해 경각심을 갖고 10년의 유착을 몰아내지 않는다면, 공영방송은 영원히 힘 있는 자의 편에 서서 가짜 뉴스로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언론회복 프로젝트를 선언한 '공범자들'은 '자백' 최승호 감독의 신작으로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여왔는지 그 실체를 생생하게 다룬다. 8월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