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는 13일 충북 음성의 젠스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이벤트 대회인 2017 동아제약·동아ST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난적 이상엽(24)을 2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KPGA 코리안투어 통산 7승을 챙긴 최진호는 모두 일반 스트로크 대회에서 승 수를 챙겼다. 정규 투어가 아닌 이벤트 대회지만 최진호가 매치플레이에서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진호는 우승 상금 7000만원을 가져갔다.
결승전에서 투어 강자와 매치플레이 강자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최진호와 이상엽은 이날 오전 각각 박준섭(25), 김준성(26)을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상엽이 지난해 KPGA 코리안투어 첫 승을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차지한 강자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최진호도 전날 8강전을 부전승으로 올라와 체력적인 부분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
최진호와 이상엽은 1, 2번 홀에서 버디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승부를 예고했다. 3번홀에서 최진호가 버디를 낚으며 앞서 나갔다. 6번과 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최진호는 날카로운 샷과 퍼트를 앞세워 3홀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10번홀도 이상엽이 티샷 미스로 홀을 포기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뒷심이 강한 이상엽이 살아나면서 승부가 흥미롭게 진행됐다. 12번과 13번, 15번홀을 이상엽이 가져오면서 승부는 순식간에 1홀 차로 좁혀졌다.
팽팽한 승부가 계속되자 치열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15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앞두고 거리가 1.2m 정도로 엇비슷해 깃대로 거리를 측정, 퍼트 선공을 결정하기도 했다. 거리가 조금 더 멀었던 이상엽이 버디를 성공시켰지만 다음으로 퍼터를 잡았던 최진호는 이 퍼트를 놓쳤다. 승부의 향방이 예측할 수 없는 흐름으로 흘러갔고, 결국 1홀 차로 마지막 18번홀(파5)로 들어섰다.
하지만 이상엽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드라이버 샷이 결정적인 순간에 말썽을 부렸다. 이상엽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의 풀숲 해저드 방향으로 들어갔다. 공이 떨어진 지점을 두고 옥신각신했지만 승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진호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에 이어 페어웨이 우드로 2온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벌타 후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이상엽은 패배를 인정하고 최진호의 공을 집어 들었다. 최진호는 “우선 그동안 매치플레이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못 거둬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 후반에 이상엽의 퍼팅이 살아나면서 압박을 받았던 것 같다. 매치플레이의 우승 경험이 없었기 때문인지 낯선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8월 말 KPGA 코리안투어 후반기를 앞둔 그는 이어 “전반기에 퍼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쉬는 동안 퍼트 보강을 많이 했다. 퍼트만 살아나면 후반기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 3·4위전에서는 김준성이 1홀 차로 박준섭을 제압했다. 3위와 4위의 상금은 각 1700만원, 9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