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민영(31)이 올여름 큰 산을 넘었다.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린 여름, 몇 겹의 한복을 갖춰 입고 매 회 펑펑 눈물을 흘렸다. 5년 전 MBC '닥터 진'을 찍고 난 후 "너무 힘들어 다시는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고생을 자처했다. 그만큼 KBS 2TV 수목극 '7일의 왕비'는 박민영에게 둘도 없이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고생길은 예상한 그대로였다. 더위를 먹고 스트레스를 받아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까지 며칠간 물만 마셨다. 하루에 한 시간 남짓 자며 대본을 외우고 연구했다. 시청률이 높지 않아 사기가 떨어질 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인터뷰①에 이어
-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렸다. "이제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 평생은 무리지만, 3년 치 흘릴 눈물은 다 흘린 것 같다. 이제 3년 치 웃을 거 다 웃는 작품을 하고 싶다. 바닥에서 막 굴러다닐 수 있는 그런 연기. 예쁜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밝은 작품을 하고 싶다. 난 아직 로맨틱 코미디도 찍어 본 적 없다. 하고 싶은 장르와 역할이 많아졌다."
- 코미디 연기에 관심 있나. "뻔뻔한 연기를 좋아한다. 코미디에 욕심이 있다. '7일의 왕비' 찍으면서도 애드리브를 하나 넣으려고 애썼다. 물론 편집됐지만, 사실 MBC '거침없이 하이킥'도 했다. 진중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과거에 내가 코미디를 했다는 걸 다들 잊으시더라. 다시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없다. KBS 2TV '힐러'를 찍을 때는 예쁘지 않아서 안 되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예쁘게 세팅된 연기보다는 그렇게 내려놓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멍청하다는 이미지도 웃길 것 같다. 영어를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영어를 다 틀리는 캐릭터가 웃기겠다.(웃음) 평소에 개그 욕심이 많다. 웃기고 나면 뿌듯하다."
- 대본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 "잘 읽히는 것.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면 재미가 없는 거다.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흡인력이 중요하다. 그다음 내 캐릭터에 대해 생각한다. 작품의 재미를 더 많이 보는 편이다. 상대 배우를 보고 작품을 고른 적은 없다. 이미지는 생각한 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