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가 지난 2일 저녁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롯데카드 무브ː사운드트랙 vol.2 서태지 25'를 열고 3만5000명의 팬들을 마주했다.
1992년 데뷔앨범에 수록된 노래들로 포문을 열었다. '내 모든 것'으로 팬들과 오랜만에 마주한 소감을 대신했다. '줄리엣' '영원' '울트라맨이야' '테이크 원' '테이크 투' '탱크' '오렌지' '인터넷전쟁' '티각' '모아이' '소격동' '크리스말로윈' '시대유감' 등 25년간 총 9장 정규앨범의 핵심 노래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다.
'필승' 무대에선 여전한 가창력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서태지는 "트럭 게릴라콘서트를 했을 때가 떠오른다. 갤러리아 백화점 앞 도로를 뛰어다니는 팬들을 보며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이 자리에서 트럭을 타고 돌며 그 때를 재현하려 했지만 기술상 문제로 할 수 없었다"면서 "내가 원키로 이 노래를 못 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를 뭘로 보고~"라며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무대를 마친 서태지는 "회춘한 기분이 들었다"고 숨을 내쉬었다. '굿바이'를 통해 갑작스레 은퇴하며 팬들에게 이별을 고했던 날의 미안함을 전했다. 서태지는 "'필승'은 4집 음반인데 이 음반이 가장 행복하고 화려하게 활동했다. 그리고 이 앨범을 끝으로 이별을 하게 됐다. 아쉬운 그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노래로 만들었다"며 '굿바이'를 소개했다. "아직까지도 감히 여러분들 앞에서 부르지 못한 곡이다. 오늘은 이 자리를 빌려서 여러분께 내 마음을 전한다"고 선곡했다. 팬들은 휴대폰 불빛을 만들어 서태지와 함께 노래를 즐겼다.
방탄소년단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압권. '컴백홈'을 리메이크해 앨범에 수록했던 방탄소년단은 이날 공연에서 무려 8곡을 컬래버레이션했다. '난 알아요'(랩몬스터 슈가) '이 밤이 깊어 가지만'·'환상 속의 그대'(제이홉 지민) '하여가'(정국 뷔) '너에게'(진 지민) '교실이데아' '컴백홈'(방탄소년단) 등 히트곡 무대를 총망라했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들들을 결성했다"고 했다. 또 "이젠 너희의 시대"라며 후배들의 앞길을 터줬고 함께 댄스 퍼포먼스까지 소화했다.
25주년 축하 공연엔 아내 이은성과 딸도 함께 했다. 영상으로 인사에 나선 스타들중 아이유는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말했고 심은경은 "세월이 너무 빨리 흐른다. 벌써 대장님이 데뷔하신지 25년이나 됐다"고 놀랐다. 유재석은 "친구하기로 하고 연락을 못해서 반말은 어색하다. 25주년 축하드린다"며 "태지야 안녕"이라고 인사했다. 20년 전 서태지 공연 포스터로 데뷔한 신세경은 "컴백하신다는 소식 또한 기다리겠다"며 컴백을 소원했다.
24곡의 정규 공연과 4곡의 앙코르까지. 서태지는 "음악 하나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신기하다. 음악 하나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음악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며 3만 5000명 팬들과 하나된 현재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