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 세대교체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요즘 TV를 켜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연상녀 연하남의 사랑 이야기다. 여자 주인공은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30대 여배우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남자 주인공은 풋풋한 20대 초·중반의 배우들로 꾸려지고 있다.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들이 주연 자리를 꿰차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
배우 양세종은 SBS 새 월화극 '사랑의 온도' 남자 주인공으로 나선다. 데뷔 1년 만에 미니시리즈 주연 자리를 차지했다. '사임당' '낭만닥터 김사부' '듀얼'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연기력의 빠른 성장, 호감을 주는 외모, 스타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빛을 발하면서 주연 배우로서 밑거름이 됐다.
우도환을 향한 방송가의 러브콜도 뜨겁다. KBS 2TV 새 수목극 '매드 독' 남자 주인공으로 나서는 우도환은 영화 '마스터', 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 '구해줘'를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구해줘' 종영 전 곧바로 차기작 '매드 독'의 출연을 확정 지은 것. 최근 '김과장'과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 준 동하도 'W' 정대윤 PD의 신작인 MBC 새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 남자 주인공으로 합류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남자 배우가 없다'는 업계 기근 현상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20대 후반, 30대 초반 주연급 남자 배우는 군 러시 바람이 일면서 하나둘 입대하고 있다. 군입대 연기가 더 이상 불가능해 차기작 계획을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영장을 기다리는 배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에서 드라마는 쏟아지는데 주연을 소화할 남자 배우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지상파 드라마의 제작비 규모도 예전 같지 않다. 광고 수익과 한한령 영향으로 부가 수익이 줄자 제작비 규모도 줄었다. 거액의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들을 캐스팅하기엔 버겁다. 스타 작가들 역시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로 이탈하면서 자연스레 톱스타들의 시선이 지상파 드라마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에 지상파 드라마가 현실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신인 발굴. 새로운 얼굴로 신선함을 주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한 캐스팅 전문가는 "콘텐트 다양화 시대다. 최근 남자 배우들이 너무 없어 특정 배우 5명에게 시나리오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제작진만 생각을 달리한다면 괜찮은 신인들을 기용해 쓰는 게 낫다. 출연료를 덜 쓰면서도 작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