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이하 부국제)가 선정한 올해의 배우상 주인공은 '밤치기' 박종환과 '죄많은 소녀' 전여빈이었다.
부국제 측은 22일 폐막과 함께 올해의 배우상을 비롯해 각 부문 주요 수상자와 작품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받은 부문은 단연 '올해의 배우상'. 부국제는 지난 2014년 부터 잠재력 있는 충무로 신인 발굴을 위해 배우상을 설립해 수여했다. 2014년에는 '거인' 최우식, '들꽃' 조수향, 2015년에는 '혼자' 이주원, '소통과 거짓말' 장선 2016년 '꿈의 제인' 구교환·이민지가 수상했다.
올해는 후배 발굴을 위해 권해효와 김호정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그 결과 올해의 남자배우상은 '밤치기(정가영 감독)' 박종환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Acting is reacting… 단순함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정가영이 선택한 남자',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평했다.
올해의 여자배우상은 '죄 많은 소녀(김의석 감독)' 전여빈. 심사위원들은 "죄 많은 소녀'의 전여빈은 처절하고도 폭발적인 에너지로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스크린을 압도하는 놀라운 배우의 탄생을 알린다"고 전했다.
▶'신인발굴' 뉴커런츠 상·'신설' 지석상
'죄 많은 소녀'는 재능있는 신인 감독들을 발굴하는 뉴커런츠 상도 수상해 관심을 모았다. 뉴커런츠 상 수상작은 '죄 많은 소녀'와 이란의 '폐색(모흐센 가라에이)'. 뉴커런츠 상은 심사위원장 올리버 스톤 감독(미국)을 필두로 바흐만 고바디 감독(이란), 아녜스 고다르 촬영감독(프랑스), 라브 디아즈 감독(필리핀), 장선우 감독(대한민국)이 심사했다.
심사윈원들은 "우리 심사위원단은 한국의 '죄 많은 소녀'와 이란의 '폐색'을 2017 뉴 커런츠 경쟁작 중 두드러진 작품이라 봤다. 신인 감독들의 10편의 영화는 모두 사법정의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타락,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병든 영혼과 같은 사회의 어려움과 절망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죄 많은 소녀'에서 우리는 절망과 자살충동에 사로잡힌 10대 여학생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았다. 일상 생활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폐색'은 테헤란의 노동 계급이 겪는 고통에 대한 묘사로 놀라움을 안겼다"며 "두 편의 영화 모두 잘 짜인 각본과 생생한 디테일, 그리고 훌륭한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영화를 다루는데 보다 능숙하면서도 신선하고, 고통과 마주하는 힘이 돋보였던 작품이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오늘 날의 영화들이 어둠과 절망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언론에 의해 비춰진 세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며 "하지만 미래의 영화인들이 이 세상 속에서 더 많은 희망과 빛을 찾고, 그 희망과 빛을 그들의 영화로 끌어와 관객들이 다양한 삶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고(故)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이자 수석프로그래머의 타계를 기리기 위해 신설된 지석상의 초대 수상작은 태국의 '마릴라: 이별의 꽃(야누차 분야와타나 감독)'과 일본의 '금구모궐(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선정됐다. 토니 레인즈 평론가(영국), 달시 파켓 평론가(미국), 가린 누그로호 감독(인도네시아)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심사위원들은 "아누차 분야와타나 감독의 영화는 결국 시들어버리고 마는 바이스리꽃(bai-sri flowers, 태국의 꽃 장식)을 비유로 사용해 우리의 삶과 감정의 덧없음, 즉 '무상'이라는 주제에 불교적인 관점을 들여온다. 정교한 영화 언어를 보여주는 '마릴라: 이별의 꽃'에는 지석상 수상작,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모든 것들은 지나가게 마련이지만 이 훌륭한 영화가 지금 이곳의 관객들에게 남긴 인상은 매우 클 것이다"고 극찬했다.
또 "올해 많은 지석상 후보작들이 일상 속 사회적 상호작용의 표면 아래 놓인 폭력성을 다루고 있지만 '금구모궐'에는 특별한 미묘함과 독창성이 돋보인다. 이 영화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형편없는 사회적 실험을 자행 중인, 평화로워 보이는 해안 마을을 절제되고 효율적인 연출로 그린다. '금구모궐'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잘 짜여진 극본, 그리고 금세 관객을 영화에 끌어들이는 몰입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고 밝혔다.
▶그 외 수상자(작)
비프메세나상은 한국의 '소성리(박배일 감독)', 일본의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하라 카즈오 감독)'이 받았으며, 선재상은 한국의 '대자보(곽은미 감독)', 인도네시아 '마돈나(시눙 위나요코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KNN 관객상은 중국 '여름의 끝(조우취엔 감독)', BNK부산은행상은 호주 '심장소리(스티비 크루즈 감독)', 시민평론가은 한국 '얼굴들(이강현 감독)'에게 돌아갔다. 우리들 주변에 있지만 우리가 잘 보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을 영화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비전감독상은 한국 '이월(김중현 감독)', '밤치기(정가영 감독)', CGV 아트하우스상 역시 이솜 안재홍 주연의 한국 영화 '소공녀(전고운 감독)', 부산시네필상은 독일·일본 합작영화 '자유인(안드레아스 하트만 감독)'이 영예를 얻었다.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은 비전감독상을 수상한 '이월'이 또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2관왕을 차지했고,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은 한국의 '살아남은 아이(신동석 감독)',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일본의 스즈키 세이준 감독, 한국영화공로상은 독일의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