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케스 효과는 경질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 이어 지난 7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에 오른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몰고 온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인케스는 부임 후 5경기(UEFA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DFB포칼)에서 전승에 12골 1실점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독일 벨트는 "마치 3주 만에 하인케스의 마법이 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까지 분데스리가 5연패 위업을 달성한 뮌헨은 이번 시즌 개막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올라선 예년과 달리 2017~2018시즌 뮌헨(14)은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19)에 승점 5나 뒤진 2위에 그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파리 생제르망(PSG)에 0-3으로 완패했다. 뮌헨은 안첼로티 감독은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전격 경질했다.
뮌헨은 백전노장 하인케스 감독에게 '소방수'를 맡겼다. 하인케스 감독은 1987년부터 1991년 처음 뮌헨의 지휘봉을 잡았고, 2009년에는 임시 감독을 맡았다. 이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다시 팀을 맡아 2012~2013시즌 뮌헨의 트레블(UEFA 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DFB 포칼 우승)을 달성하는 등 뮌헨에서만 총 네 차례 사령탑을 지낸 명장이다. 하인케스 감독은 뮌헨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그가 지휘봉을 잡자 뮌헨은 단숨에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승점 5가 뒤졌던 뮌헨은 단 3경기 만에 2위 도르트문트에 승점 3 앞선 선두로 변신했다. 벨트는 "하인케스 감독의 존재는 즉효(Blitz-Wirkung)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하인케스의 전술에 주목했다. 하인케스는 안첼로티 감독이 구사한 4-3-3 포메이션 대신 2013년 트레블 당시 전술인 4-2-3-1을 구사했다. 하인케스 전술의 핵심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데 있다.
그는 2012년 자신이 직접 영입한 하비 마르티네스에게 중책을 맡기며 중원에 안정감을 줬다. 그동안 중앙 수비수로 기용된 마르티네스가 받쳐주자 골침묵하던 골잡이 아르연 로번의 움직임도 살아났다. 안첼로티 감독 시절 "감독이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던 이들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뒤엔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로번은 "하인케스 감독이 온 뒤 전승을 거뒀다.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베테랑 중용도 하인케스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는 안첼로티 전임 감독과 불화설이 돌던 30대 공격수 프랑크 리베리, 로번 등을 주전으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10년 가까이 뮌헨을 이끈 핵심 선수들이지만,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선 벤치 멤버에 그치고 있었다. 하인케스는 "리베리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노장들이 안정감을 되찾자 팀도 하나로 뭉쳤다. 마르티네스는 원팀이 된 팀 분위기를 전하며 "이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 100% 컨디션으로 다가오는 경기를 맞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런 가운데 하인케스 감독은 부임 첫 위기를 맞았다. 간판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독일 키커는 31일 "하인케스 감독이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을 찾겠다고 했다"면서 "하인케스 감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경우 큰 영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