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훈(36)의 연기 열정은 대단했다. 올해로 데뷔 16년 차를 맞았지만, 요즘도 연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성장을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캐릭터에 맞는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도 직접 한다. 캐릭터의 차별화를 위함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 검사 한준희로 분한 그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6개월 동안 함께한 한준희와 헤어짐이 홀가분하다는 그는 다음을 또 준비하고 있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JTBC '크라임씬3'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했다.
"아무래도 예능에서의 모습은 순간적으로 필터링 없이 나오는 경우들이 적잖이 있기 때문에 본모습이 자주 드러나긴 한다. 하지만 난 예능을 할 때도 연기라고 생각하고 한다. 예능 속 모습이 진짜 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어느 정도 계산된 모습이다. 예능에서 재미를 줘야겠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연기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대본이 없기 때문에 100% 연기라고 할 수 없지만 캐릭터를 설정해 연기했다. '크라임씬'은 기본적으로 캐릭터가 주어지고 그 안에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캐릭터에 맞게 연기하면 됐다."
-영화 '역모'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계산에 없었던 영화였다. 2년 반 전에 찍은 영화인데 저예산 영화고 우리나라에서 소규모 영화가 어떻게 될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찍었다. 대신 출연 자체에 의의를 둔 작품이었다. 마음을 비웠는데 갑작스럽게 개봉 날짜가 잡혔다. 한편으론 기뻤지만 우려도 됐다. 그때 모습은 내가 지금 하는 연기와 다를 텐데 그런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을 하고 싶다. 모든 남자 배우가 원하지 않나 싶다. 나도 하고 싶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자신감도 있다. 아직 주말극의 틀 안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이 부분이 앞으로 극복해 나아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끝났지만, 아직도 유지가 되고 있는 단체 SNS 방이 있나.
"'왔다 장보리' 팀의 SNS가 유지되고 있다. 최대철 형이 가장 활발하다. 그 형은 진짜 진국이다. 마음이 뜨거운 형이다."
-실제 연애나 로맨스를 꿈꾸진 않나.
"싱글이다. 솔로고 그런 부분에 대한 로망은 별로 없는 것 같다. 20대 때 열심히 해봐서 그런가.(웃음) 30대가 되니 연애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차오르진 않는다. 적당히 외롭고 적당히 혼자 있을 만 하다."
-혼자 있을 때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이것저것 한다. 게임을 할 때도 있고 술자리에서 술 먹고 놀 때도 있다. 집에서 책보고 영화 볼 때도 있고 여행을 갈 때도 있다. 이번엔 일단 영화 홍보가 밀려 있어서 영화 홍보 후 여행을 갈 생각이다. 그동안 못 본 책이 많은데 연말까지 다 읽고 싶다."
-술자리는 어떤 친구들과 함께 하나.
"분위기에 맞춰 적당히 마시는 편인데 가끔 박효신과 만나 와인 한 잔씩 한다. UN 최정원도 가끔 만나 술을 마신다.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게 즐겁다."
-2014년 연예인 억대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주식 부자 순위에 올라있고 대단히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때 안 팔았다. 이후 10배 정도 올랐던 주식이 폭락했다. 결국 거의 본전 정도로 마무리 짓고 끝났다. 주식으로 큰 재미를 봤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본전 정도로 되팔았다. 별로 남는 게 없어서 지금은 주식을 하지 않는다."
-원래 가수가 꿈이었다고 들었다.
"연예계 첫 시작은 가수가 되기 위함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에 오디션을 보고 가수 연습생 생활을 1년 정도 했다. 하다 보니 내가 가수를 하고 싶은 건 맞는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더라. 간극이 너무 멀어 보여서 재능에 좀 더 가까운 일을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가수의 꿈은 취미 생활로 남겨두고 그때부터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신인시절 VJ로 서민정과 함께 활동했다.
"16년 만에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다시 만났다. 민정 누나의 적극적인 섭외로 이뤄졌다. 누나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똑같더라. 대학교 4학년 때 생기발랄한 아가씨의 모습 그대로였다. 애를 낳고 주부가 됐다는 것에 자격지심만 더해졌을 뿐 똑같았다. 너무 선하고 순진한 누나다."
-그때 두 사람이 반성문도 많이 썼다고 들었다.
"방송을 처음 한 게 누나랑 한 음악방송이었다. 민정 누나는 날 이끌어가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진짜 혹독하게 배웠다. 방송 끝나면 PD님이 방송한 거 보고 반성문을 쓰고 가라고 했다. 그래도 그때 혹독하게 배운 게 방송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일적인 부분이 크다. 드라마를 끝났으니 이제 다음 상황의 시작이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들과 나에게 주어지는 작품들에 괴리가 있다. 그 간극을 좁혀서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이 들어올 때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
-올해로 데뷔 16년 차다.
"숫자가 많아서 기분 별로 안 좋다. 숫자에 비해 이룬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갈 길이 멀다. 내 위치에 만족하진 않기에 더 훌륭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