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시상식은 서강준·이선빈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지난달 26일 발표된 수상자들이 참석해 진심어린 소감을 전했다.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 수상자 봉준호 감독과 남우조연상 수상자 유해진은 각각 해외 체류와 스케줄 문제 등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올해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남한산성'이 꼽혔으며,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은 감독상까지 챙겼다. 또 '남한산성'은 촬영상에 음악상까지 추가하면서 4관왕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남녀주연상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과 '살인자의 기억법' 두 작품에서 열연한 설경구와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에게 돌아갔다.
대종상에 이어 2관왕을 차지한 설경구는 "올 한 해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살았던 것 같다. '불한당' 감독님들, 출연진, 스태프들 모두 감사드린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준 '살인자의 기억법' 원신연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린다"며 "몇 년 전부터 최근까지 영화를 하면서 욕을 많이 먹었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더니 "'불한당'은 촬영장에 갈 때 무척 설레더라. 앞으로도 설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고마워했다.
역시 더 서울어워즈 첫 여우주연상에 이어 2관왕의 영예를 얻은 나문희는 "공로상이 아닌 여우주연상을 주셔서 너무나 감개무량하다. 지금까지 상을 몇 번 받아봤지만 여우주연상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상은 너무 큰 영광이고 보람이다"며 "100세 시대라고 하니까 우리 노년들 위해서도 그렇고 젊은이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다"고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올해 부활된 조연상의 경우, 남우조연상은 '택시운전사'의 유해진, 여우조연상은 '불한당'의 전혜진이 수상했다.
영상편지로 소감을 대신한 유해진은 "오래 전부터 예정된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양해 부탁드린다"며 "'택시운전사'는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출연하게 됐다. 생각지도 않게 상까지 주셔서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상을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전혜진은 "처음 '불한당'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경찰 팀장 천인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마음이 불안했었다"며 "첫 시사회를 보고 불안감이 사라졌다. 너무나 감사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신인남우상은 '청년경찰'의 박서준, 신인여우상은 '박열'의 최희서가 받았다.
박서준은 "내가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무대 공포증이 있다. 연기할 때는 상관 없는데 무대만 오르면 긴장이 된다"며 "학창시절 이런 소극적인 성격이 싫어 마을회관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많은 사람의 시선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배우의 꿈을 결심했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정말 재밌어서 시작했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진심을 표했다.
대종상, 더 서울 어워즈에 이어 신인상 3관왕을 차지한 최희서는 "요즘 연이은 수상으로 기분이 어떠냐고 많이들 물어봐주시는데, 기쁘고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은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며 "하지만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어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이 두려움을 받아들이면서 매 순간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신인감독상은 개봉 한 달이 넘는 현재까지 역대급 흥행력을 자랑하고 있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것이었다. 강윤성 감독은 "올해 47살이다. 데뷔를 17년 준비했다. '영화 한 편만 찍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갖고 해왔는데 영화가 개봉돼 사랑받고, 기대치 않던 상을 받아서 너무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날 시상식에는 강균성 감독을 축하하기 위해 '범죄도시'에서 위성락 역할을 맡았던 배우 진선규가 깜짝 참석, 꽃다발을 전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옥자'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해외 체류로 불참, 대리수상자를 통해 수상소감을 전달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는 올 한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였다.나는 논란을 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저 '옥자'의 팔자려니 한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극장의 미래, 스트리밍의 미래, 디지털 시대의 영화,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것은 배급사와 영화 정책 만드는 분들이 많이 고민해달라. 그저 나는 '옥자'가 하품할 때 이빨이 몇 개 보여야 하는지, 미자가 돌진할 때 카메라가 몇번 돌지를 고민할 뿐이다"며 "오늘의 기쁨으로 '옥자'도 한 편의 영화로 긴 시간의 바다를 헤쳐나가길 바란다. 기쁘고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映評)가 주최, 지난 달 24일 전체회의로 본심 심사회의를 통해 수상자(작)들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