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장겸 사장 해임안이 두 차례 연기 끝에 가결됐다. 총파업 시작 71일 만에 정상화가 가시화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13일 오후 2시 제8차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약 2시간여 논의 끝에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이 가결됐다.
앞서 지난 8일과 10일 제7차 임시 이사회를 열고 안건의 표결 처리를 진행하려 했으나 야권 추천 이사 3명이 태국으로 출장을 떠나 불참했다. 추후 절차상 정당성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두 차례 연기했다.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은 방문진 이사진 9명 중 여권 추천 이사 5인이 전원 찬성표를 던져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됐다. 야권 추천 이사 중 김광동 이사만 출석해 해임이 부당함을 주장하다 표결 직전 기권했다.
여권 이사들은 2011년 이후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거치는 동안 방송 공정성 공익성 훼손, 부당전보 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실행, 파업 장기화 상황에서 조직관리와 운영 능력 상실을 이유로 김장겸 사장을 해임했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되면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2~3일 내로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터. 한 노조원은 일간스포츠에 "현재 노조 측의 공식적인 복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복귀 지침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총파업 시작과 동시에 방송 및 녹화 중단을 선언했던 대표 예능 '무한도전' 측은 "우선 그동안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노조의 공식적인 방송 복귀 시점이 정해져야겠지만, 소식을 접하고 방송 복귀와 녹화 일정 등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현재 MBC 예능본부 총회가 있어 회의를 통해 조속히 녹화 및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무한도전' 외에도 '라디오스타'는 15일, '섹션TV 연예통신'은 18일 녹화를 앞두고 있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돼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른 예능들 역시 순차적으로 일정을 잡아 방송 및 녹화 일정을 논의해 정상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장겸 사장은 방문진의 해임안 가결 이후 "권력으로부터 MBC의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합니다. 해임 사유들은 정권 입장에서의 평가, 그리고 사장의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억지 내용과 주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이 정말 집요하고 악착스럽다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합니다"라면서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악순환을 반복하기보다는 제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