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나이로 피터지는 액션 연기까지 소화했다. 충무로 대표 큰 어른 백윤식이 '막내'가 성동일인 영화 '반드시 잡는다(김홍선 감독)'를 거침없이 이끌었다.
'한국의 리암니슨'이라는 평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거부하지 않았다. "중견 배우로 원톱 주연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는 말엔 "당연하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배우의 책임감을 논하며 스태프들의 노고를 함께 언급하는 노련함은 세상의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백윤식이기에 가능하다.
며느리 정시아 자랑도, 배우 활동을 하는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버지가 배우인 것은 아이들에게 마이너스"라며 짓는 미소에 많은 메시지와 연륜이 그대로 묻어났다.
- 신문 들고 오는 것을 봤다. 매일 신문을 읽나. "웬만하면 매일 읽는다. 옛날에는 종합지부터 다 봤는데 요새는 그렇게까지는 못한다. 온라인 뉴스도 챙겨본다. 우리 영화 리뷰도 살짝 봤는데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다행이다. 그 중 '흥행은 보장 못한다'는 내용도 있더라. '아, 뒤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싶기는 했다.(웃음)"
-한국의 리암니슨이라는 평도 있는데. "그것도 언뜻 봤다.(웃음) '너무 갖다 붙여놓은 것 아니야?' 싶기는 했는데 감사하지. 솔직히 배우들이 자기 기사를 안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개인적으로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정확히 보고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반드시 잡는다'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사실 처음 받은 시나리오는 안 끌렸다. 흔쾌히 접근을 못 하겠더라. 제작자 측에서 웹툰 판권을 갖고 있다고 들었고 차지현 대표가 직접 제의를 해 작품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책이 별로였다. 그러다 '덕혜옹주' 뒷풀이 자리였나. 차대표가 또 나타났더라.(웃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나리오 수정에 들어갔다."
-액션 등 몸쓰는 연기가 많았는데 대역이었나. "전혀. 다~ 내가 했다. 대역을 써보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아니더라. 내가 아닐 땐 감독도 아닐 것 아닌가. 그럴 땐 과학적으로 운영되는 할리우드가 좀 부럽다. 거긴 똑같이 생긴 대역 배우들이 꼭 한 명씩 붙어 힘든 것은 다 대역들이 하더라. 우리도 발전은 하는데 할리우드에 비하면 그런 면에서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70대다. 체력적 무리는 없었나. "그것도 재미있다. 힘들긴 힘든데 그렇게 힘든지는 또 잘 모르겠더라.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지 않나. 오히려 운동이 되는 느낌이었다. 일부러 등산도 하고 산책도 하는데 '운동 효과 좀 나는구나' 싶더라."
-클라이막스 신의 몸싸움이 압권이었다. "그 장대비 속에서 다들 애썼다. 진흙탕에서 굴러야 했는데 감독이 머드팩처럼 좋은 것은 다 해 놨다고 하더라.(웃음) 총 3일간 밤새면서 촬영했다. 천호진·성동일과 뒹구는데 저 멀리 해가 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