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은 과거에도 대중이란 이름의 '불한당'들을, 법의 힘을 빌려 대응해 왔다. 그땐 으름장 수준에 그쳤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처를 호소했다며 고소를 취하하기 일쑤였다. 고소를 끝까지 진행한다면 이미지 손실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최근엔 다르다. 언론을 통해 법적 대응 방침을 알리면서 반드시 "선처는 없다"는 단서를 덧붙인다.
최근 교통사고 가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은 태연은 사고와 관련해 참을 수 없는 악플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 4일 악플러들을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4년 악플 및 루머 유포자에 대해 형사 고소 및 법적 처벌을 받게 했고, 이번 건을 비롯해 향후에도 루머, 악성 댓글 등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습니다"며 악플러 응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비쳤다.
10월에 개봉해 687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흥행작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는 온라인 불법 유포자들을 향한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선처·합의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룹 워너원의 멤버 박지훈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성희롱과 인신공격, 루머에 시달렸다. 결국 소속사 측은 악플러들을 모욕죄 및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면서 "해당 글 작성자 및 유포자에 대해 그 어떠한 선처도 없을 것이며 합의 없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인 이휘재도 지난 6월 가족들에 대한 악플을 남긴 네티즌을 고소하면서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이휘재 측은 "악플러들을 잡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린다. 온라인상의 범죄행위기 때문에 증거 수집부터 쉽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기회에 끝까지 악플러들을 찾아내 법적책임을 물게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법적 대응은 연예가의 가장 흔한 단어가 된 지 오래다. 상처가 곪을 때까지 참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스타들은 법의 힘을 빌려 자신의 권익을 찾는 일에 망설임이 없다. 특히 SNS를 창구로 스타와 악플러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선을 넘어 버린 악플이 직접적으로 쏟아지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한동안 네티즌과 SNS 설전으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점령하던 유아인은 '나는 오늘부로 모든 배려를 끝내고 온라인 테러리즘과 그 방조자들을 향한 전면전을 시작합니다'라고 밝혔다. 유아인 측은 현재 법률전문가와 협의하며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악플러 고소에 나설 계획이다.
한 배우의 관계자는 "이미지가 걱정된다면 언론에 굳이 알리지 않고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피해 당사자도 악플러의 사정을 봐주고 싶지 않아 한다. 선처할 경우 다시 악플을 달기도 하더라. 본보기를 남기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