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은 6명(롭 레프스나이더 제외)이다. 투수가 2명(오승환 류현진), 타자가 4명(추신수 최지만 황재균 김현수)이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운전 문제로 비자 발급이 무산돼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고, 이대호는 KBO리그 복귀(시애틀→롯데)를 선택했다. 박병호마저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 발목이 묶였다. 그러면서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큰 폭으로 줄었다. 내년 시즌에는 찬바람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일단 선수 2명이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황재균이 지난달에 kt와 계약하면서 1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154(52타수 8안타)라는 성적을 남기고 빅리그 도전 의사를 접었다. 이어 박병호도 미네소타와 잔여 계약을 해지하고 원소속팀인 넥센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뒤에 2015년 11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지난해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을 기록한 게 전부다. 미겔 사노·로비 그로스만 등 포지션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계약 기간 4년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전력 외로 분류됐다.
김현수(전 필라델피아)도 국내로 복귀가 유력한 상황이다. 윈터 미팅에서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을 확인해 보겠다'는 계획이지만 황재균 박병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LG와 계약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를 떠나 시즌이 끝난 뒤에 FA(프리에이전트)를 선언했지만 거취를 확정하지 못했다.
베테랑 추신수(텍사스)는 끊임없이 트레이드설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1일에 지역 언론인 댈러스 모닝뉴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추신수를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시즌 개인 타이 기록인 홈런 22개를 때려 냈지만 타율이 0.261에 그쳤다. 20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일본은 분위기가 다르다. 우선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오타니 쇼헤이가 LA 에인절스행을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을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던 오타니는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텍사스 등의 구애를 뿌리치고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이뿐이 아니라 불펜 투수인 히라노 요시히사도 메이저리그로 진출이 임박했다.
2006년 데뷔부터 줄곧 오릭스에서 뛴 히라노는 올 시즌 29세이브를 기록해 데니스 사파테(소프트뱅크·54세이브) 마쓰이 유키(라쿠텐·33세이브)에 이어 퍼시픽리그 세이브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일 디트로이트 뉴스는 '히라노에게 관심이 있는 팀 중에 하나가 디트로이트'라고 밝혔다. 오승환이 팀을 떠나는 게 유력한 세인트루이스도 대체 자원으로 히라노 영입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마키타 가즈히사(세이부)와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와쿠이 히데아키(지바롯데)가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이미 두 선수 모두 에이전트를 선임한 상황. '대어급'이었던 오타니의 행선지가 결정되면서 마키타와 와쿠이를 원하는 팀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FA 시장에서 손꼽히는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전 텍사스)와 백전 노장 스즈키 이치로(전 마이애미)를 고려하면 일본은 내년 시즌 빅리그 무대를 밟을 선수가 최소 10명 안팎이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한국에는 냉풍, 일본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