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BC 드라마는 부진했다. KBS나 SBS가 흥행으로 미소를 지을 때 울상의 연속이었다. 이 틈에서 월화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김상중과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이하 '죽사남')의 최민수가 흥행과 연기력에 있어 단연 돋보였다. 그간 '인기투표로 주는 대상'이라 불렸던 오명도 벗어던졌다. 이에 30일 열릴 '2017 MBC 연기대상'의 대상 트로피를 둔 경쟁은 크게 2파전으로 볼 수 있는 것. 두 사람 중 누가 정상에 오를까.
◇ '아모개' 김상중이 이끈 '역적'
지난 5월 종영된 '역적'에서 드라마 초반을 견인한 건 김상중의 공이 컸다. 그는 14회까지 출연하며 미친 존재감을 자랑했다. 애틋한 부성애와 사랑꾼으로 활약했다. 노예로 살아가면서 억울한 일도 많았지만, 오로지 아내와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살아갔던 김상중(아모개). 윤균상(홍길동)이 아기장수라는 사실을 알곤 더더욱 가정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 아내를 잃었을 땐 피눈물로 심금을 울렸고 주인의 악행에 맞섰을 땐 강렬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김상중의 인생캐릭터 경신이라고 불릴 만큼 아모개 역을 맛깔나게, 강렬하게 소화했다.
이 열연에 힘입어 김상중은 '2017 코리아 드라마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전신이었던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당시 2007년 최우수연기자 및 2012년 남자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적이 있으나 대상은 처음이었다. 데뷔 27년 만에 대상을 받은 김상중. '역적'으로 대상 2관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 '죽사남' 살린 최민수 열연
최민수의 '쪼'가 사이드 알리 백작 캐릭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코믹한 반전의 연속이었다. 최민수가 없었더라면 이도 쉽지 않았을 터. '죽사남'의 코믹함을 배가시키며 드라마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드라마가 중반부로 넘어가기까지 고구마 전개가 펼쳐져 답답함을 호소했던 터. 고구마 전개를 이겨내고 시청할 수 있었던 힘은 코믹 본능을 발휘한 최민수의 힘이 컸다. 타이틀롤로서의 부담을 이겨내고 코믹함으로 무장한 최민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거침없는 망가짐과 오버스러운 표정 연기가 웃음보를 자극했다. 여기에 강예원과 신성록(강호림), 조태관(압둘라)의 케미가 어우러져 시너지를 이뤘다. 코믹함과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맛깔나게 살아나면서 수목극 1위로 완주했다. 장인과 사위의 코믹 브로맨스를 보여줬던 신성록과는 베스트 커플상을 노리고 있어 그 결과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최민수가 대상을 받은 것은 1995년이었다. SBS '모래시계'가 대박이 터지면서 그해 'SBS 스타상'(드라마와 예능 부문 합쳐 시상)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22년 만에 대상 트로피를 다시금 들어 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