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우도환의 성장은 놀랍다. 단 2년 만에 주연자리를 꿰찼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룬 결과다.
영화 '마스터'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만으로 대중의 눈에 띄었다. 그리고 OCN '구해줘'에서 생애 첫 주연을 맡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투리 연기를 소화했다. 쉴 틈 없이 KBS 2TV '매드독'에 출연을 해 인지도를 높였다. '올해 하루도 쉬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우도환이었다.
우도환은 최근 일간스포츠 사내에서 KBS 2TV '매드독' 종영 인터뷰를 갖고 '매드독'에 대한 비하인드와 배우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우도환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했다. 연달아 히트작을 만난 것에 대해 '운'이라고 말하며 쑥스러워했지만,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만큼은 진지모드로 돌입했다.
특히 사투리 이야기를 할 때는 눈빛이 유독 반짝였다. 사투리에 대해 아무도 물어봐 주지 않았다며 사투리 이야기만 약 10분 넘게 나눴다. 얼마나 우도환이라는 배우가 노력을 했고 열정적인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뭔가를 죽어라 하면 된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첫 주연이었고 '사투리 때문에 망할 수 있다'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 '매드독' '구해줘' 감독이 대성할 스타라고 칭찬하더라. "정말 감사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분 다 인성에 대해 말씀을 했더라.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렸던 것뿐이고, 그들이 그렇게 느낀 거다. 인성 왜 좋은지 아는 순간 변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 '구해줘' 김성수 감독은 우도환 부모님 러브스토리 듣고 끌렸다고 하던데. "아버지 얘기를 조금 해드렸다. 아버지가 연기를 했는데, 어머니와 가족을 위해 꿈을 포기했다. 이런 이야기가 김 감독님을 뭉클하게 했던 것 같다."
- 아버님이 연기를 했나. "곧 내가 27살이 되는데, 27살에 결혼을 하셨다. 결혼 후에 바로 연기를 접었다. 그래서 내가 연기 한다고 했을 때 엄청 좋아하셨다. 반대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그 피를 물려받은 것 같다."
- 2011년에 데뷔했는데 늦게 빛을 봤다. "할 일이 없어서 한 번 '글을 써 볼까'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한 글자도 쓰기 힘들더라. 매일 쓰는 일기와는 달랐다. 그때 작가님이 대단하다는 걸 알았다. 그냥 연기나 잘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다."
- 영화 '마스터'에서는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으로 존재감을 발휘했고, 그리고 단 두 작품으로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올랐다. "2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정말 꿈만 같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연달아서 만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천운이 따랐다."
- '구해줘'에서는 사투리를 썼다. 원래 사투리를 전혀 할 줄 몰랐다고. "뭔가를 죽어라 하면 된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사투리 선생님 다섯 분 있었다. 계속 억양을 익히고 녹음해서 들려줬다. 눈물 떨어지기 직전까지 힘들어했다. 그 흔한 '사투리 논란'을 듣고 싶지 않았다. 첫 주연이었고 '사투리 때문에 망할 수 있다'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 부담이 컸겠다. "'매드독'보다 '구해줘' 촬영할 때 부담감이 하늘을 찔렀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스트레스받으면서까지 해야 하나'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사투리가 특이하게 선생님마다 달랐다. 말투라는 게 있더라."
- 사투리를 배우기 위해 어떤 노력까지 했나. "사투리 에피소드가 정말 많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웃음) '구해줘' 전에 대구를 혼자 갔다. 어딜 가야 사투리를 많이 들을까 생각하다가 기독교임에도 불구하고 점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억양이 세고 빨라서 하나도 못 알아듣겠더라. 돈만 날리고 나왔다. '구해줘'에서도 청소 소싸움 장면이 있어서 미리 예습 차원에서 소싸움 경기장을 갔다. 여기서도 그냥 소만 보고 왔다. 혼자 카페에 있다가 올라왔다.(웃음)"
- 사투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다. "대본이 4회까진 미리 나와서 철저한 준비가 가능했다. 그 뒤에 나오는 건 준비할 수 없었다. 내 대본은 음악책 같았다. 음율·악센트 등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정말 미춰(?)버리는 줄 알았다.(웃음) 또 웃긴 건 '구해줘'에 대구 사투리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들 노력을 했던 거다. 다들 많은 시간과 인고의 시간을 겪었다."
- 그래서 그런지 '사투리 논란'이 없었다. "논란이 없어서 정말 기뻤다."
- 그런데 '매드독'에서는 독일어를 썼다. "처음 대본을 읽는데 부산 사투리가 나왔다. 사투리를 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말 죄송했다. '매드독'에서 그나마 다행인 건 처음부터 끝까지 독일어를 쓰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었다.(웃음) 제작사 측에서 선생님을 붙여주셔서 매일 연습을 했다. 독일어를 하다 보니 영어도 나오더라. 산 넘어 산이었다."
- 이쯤 되면 '언어의 달인'이다. "도가 텄다.(웃음) 강호동 선배님이 TV에서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건 내 몸에 다른 피를 넣는 것과 똑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에 100% 공감했다. 억양을 못 받아들인 채로 한 달을 보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오래 걸렸다."
- 또 사투리 제안이 들어올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사투리 쓰는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 한동안 무서웠다. 그래도 좋은 작품이라면 도전해보고 싶다. 고준 선배님이 정말 사투리의 달인이다. 사투리 연기를 할 땐 평소에도 그 사투리를 쓰더라. 고준 선배님이 그러길 자기가 해본 말 중에 경상도 사투리가 가장 어렵다더라."
- 장르물을 연달아 두 작품을 했다. "사실 두 작품을 장르물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지 않았다. 인터뷰 시작하기 전까지 장르물을 두 작품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두 작품의 메시지가 좋았고, 두 캐릭터가 좋아서 한 거다. 장르는 감독님이 정해주는 것 같다. 장르를 떠나 배우의 연기는 똑같다."
- 실제로 유지태와의 브로맨스는 어땠나. "유지태 선배님이 정말 잘 챙겨줬다. 먼지가 있으면 바로 코가 막히는 스타일인데, 선배님이 약도 챙겨줬다. 정말 감동이었다. 추석 땐 집에 못 간 스태프를 위해서 전과 맥주를 준비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우리를 찍어주는 많은 분에게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 마지막에 유지태를 형이라고 부를 때 뭉클했다. "'매드독'에서 김민준과 매드독이 한 명 한 명 친해졌다. 그 마지막이 최강우였다. 빨리 한 팀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