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하 '이번 생)'에서 호랑 역을 맡아 데뷔 8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담당한 호랑은 곧 김가은이었다.
김가은은 극중 김민석(심원석)과 7년 동안 장기연애를 하는 호랑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장기 커플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갈등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때로는 달달한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 결과 정소민·이솜과 더불어 '이번 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로 인정 받았다.
김가은은 지난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현대극 사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번 생'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가은은 최근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실제로 만난 김가은은 발랄하고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 어떻게 보면 호랑이는 답답한 스타일인 것 같다. 여자 언어를 극단적으로 쓰는 스타일이다.
"여자 입장에서는 호랑이를 이해를 했다. 남자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주변에 물어보니까 원석이와 같은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 호랑이가 답답한 부분이 있긴 하다. 실제론 서운하면 바로바로 얘기하는 스타일. 꽁한 걸 안 좋아한다."
- 결혼에 대해 현실주의자인가 이상주의자인가.
"아직까진 반반인 것 같다. 현실적인 걸 무시할 수 없다.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결혼한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더라. 그래도 아직까지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다."
- 어떤 로망이 있나.
"동화같은 결혼을 꿈꾼다. 화려한 것보다 스몰 웨딩을 하고 싶다. 그리고 온전히 내 편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싶다."
- 여자친구들의 케미도 좋았다.
"사실 정소민·이솜과 애매하게 나이가 꼬였다. 감독님이 그냥 친구하라고 해서 친구를 맺었다. 오히려 말을 놓고 친구를 맺으니 좋았다. 오랜 고등학교 친구 같았다."
- 정소민·이솜과 많이 친해졌나.
"실제 성격이 정소민은 지호 같고 이솜은 수지 같다. 어떻게 이렇게 캐릭터 매칭을 찰떡같이 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여자 셋이 나오는 드라마는 처음이라 기싸움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 소민이는 드라마를 많이 했음에도 그런 게 없더라."
- 세 명의 여자 캐릭터 중에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이솜이 맡은 수지 역할을 해보고 싶다. 걸크러쉬 다운 모습이 멋있다. 그리고 극중 그나마 사이다 역할이지 않나."
- 남자 캐릭터도 세 명이다. 어떤 남자 캐릭터가 마음에 드나.
"박병은 선배님이 연기한 마상구 대표님이 좋다. 재밌고 남자 어른 느낌이다. 그나마 손이 안 가는 스타일이다. 재력도 있고, 분위기 메이커다.(웃음)" - 실제 이상형은.
"키는 안 본다. 이제는 외모도 따지지 않는다. 코드가 잘 맞는 것이 좋다. 그래야 대화가 잘 통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만나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
-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자유로운 걸 좋아한다.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친구 같이 지내는 게 좋다. 같이 여행다니고 활동적인 걸 했으면 좋겠다."
- 연상이 좋나, 연하가 좋나.
"연상이 좋다. 오빠라고 부르는 게 좋더라. 한살 밑의 연하를 만난 적이 있긴 했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예를 들면 '로맨스가 필요해'같은 현실 연애를 다루는 작품을 하고 싶다. 호랑이와 원석이의 얘기가 끝나는게 아쉬웠다. 더 심층적으로 연기 해보고 싶다."
- 2009년에 데뷔했더라. 좀 늦게 빛을 본 것 같다.
"데뷔 8년 째다. 2년 동안 공채로 활동했다. 공채 끝나고 바로 회사 들어가서 꾸준히 활동했다. 학교도 졸업했다. 공채의 장단점을 겪었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나이대가 다 어린 작품을 했다. 역할에 대한 한계가 있기도 했다."
- 이제 시청자들의 눈에 든 것 같다.
"내년에 서른이다. 입지를 조금 다진 것 같다. 조급함이 있진 않지만 이제야 맞는 옷을 입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른 때는 꾸준히 연기하는 캐릭터 좋은 작품 만났으면 좋겠다."
- 예능도 괜찮을 것 같다.
"몸으로 하는 예능은 자신이 있다. 토크는 자신 없다. 예능을 해 본적이 없어서 공포가 있다. 리얼 예능을 해보고 싶다."
- 결정된 차기작이 있나.
"아직 확실히는 없고 미팅 중이다. '이번 생'이후 많이 찾아주시더라. '다시 만난 세계'에 이어 '이번 생'까지 너무 연달아 작품을 해서 쉬고는 싶다. 그래 봤자 한 달이다.(웃음) 당분간은 여행 짧게 갔다오고 팬들을 찾아가려고 한다."
- 호랑이 이미지가 세다. 이 캐릭터를 넘을 자신이 있는지.
"호랑이 전에는 배우로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스무살 후반에 어린 나이대의 연기를 해야하니까 항상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했다. 나와 맞는 역할을 만나니까 자존감도 높아졌다. 좋은 기회가 온다면 잘 해낼 자신 있다."
- 공감가는 대사가 있다면.
"마지막 회에 나왔던 '마음은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오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빨간 코트' 이야기 할 때도 많은 여자분이 공감을 하더라. 그 대사를 읽고 나도 공감이 됐다. 잘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