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8일 오후 "양현종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내 구단 사무실에서 조계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올 시즌 연봉(15억원)보다 8억원 인상된 23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양현종은 이번에 사실상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이었다. 지난해 겨울 FA 자격을 취득한 그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다 KIA와 1년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최형우(4년 100억)를 FA 영입한 KIA는 양현종과 계약을 발표하며 '선수가 원할 경우 조건 없이 풀어준다'는 사항에 동의했다. 실제 FA 자격은 아니지만 양현종이 다른 팀이나 해외 리그 이적을 원하면 KIA는 선수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
양현종은 KIA의 8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입지를 굳혔다. 올 시즌 31경기(193⅓이닝)에 등판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다승 1위, 탈삼진(158개) 3위, 승률(0.769) 2위에 올랐다. 1995년 이상훈(당시 LG) 이후 22년 만에 국내 투수 20승을 달성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활약이 돋보였다. 2차전에서 1-0 완봉승을 올리면서 시리즈의 흐름을 바꿨다. 5차전에서는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네 번째 승리를 지켜내는 세이브를 올렸다. 1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은 제로였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영원히 남을 한 획을 그었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시상식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올 연말에만 13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광주 동성중-동성고 출신으로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현종은 연말 시상식에서 KIA에 남을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 팬들에게 '재계약 소식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리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연말까지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양 측은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양현종은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신임 조계현 단장님의 '1호 계약'이어서 더 뿌듯하다"면서 "많이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액 연봉을 받게 된 만큼 더 책임감이 생긴다. 이제 운동에만 전념하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동료, 선후배들과 더욱 똘똘 뭉쳐 내년 시즌에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