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연기대상이 모두 끝났다. 대상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도 상을 받지 못 해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여전히 방송사의 연기대상이 무의미하다는 소리가 많았다. 이번에도 지나치게 긴 시상식 시간과 '무관'에 그친 배우들을 두고 말이 많았다. 올해 연기대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납득할 대상의 주인공
2016년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상이 있었지만 2017 대상은 모두 만족한 만한 결과였다. MBC 연기대상은 '역적'에서 활약한 김상중에게 돌아갔다. '역적' 초반 김상중의 활약은 대단했다. 백성이 승리한다는 아모개의 정신이 곧 드라마였을 정도로 대단한 몰입감을 시청자들에게 줬다. 이견이 없는 대상 수상자였다. 지성은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부인 이보영과 유력한 대상 후보자로 불렸고 결국 남편이 더 큰 트로피를 가져갔다. '피고인' 촬영을 위해 몸무게 감량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변신을 거듭했다. 대상을 받고도 "딸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런 사회에 아이들을 살게 해 미안한 마음이 드라마 촬영 내내 들었다"는 개념 찬 소감을 남겼다. KBS 연기대상은 3년 연속 공동수상이나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 천호진과 '아버지가 이상해' 김영철의 몫. 높은 시청률을 견인하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아버지를 소재로 한 드라마다보니 극 뿐만 아니라 실제서도 중심을 잘 잡아줬다는 평이다.
무관에 그친 배우들
시상식에서는 상을 못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면 석연치 않다. 윤균상은 '역적'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김상중의 뒤를 잇는 역할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충분히 캐릭터를 살려냈다. '역적'은 대상을 포함해 MBC 연기대상서 8관왕을 거머쥐었다. 윤균상은 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어서인지 MBC 연기대상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괘씸죄'가 적용됐다고 하기엔 너무했다. 엄기준도 마찬가지다. '피고인'서 지성만큼이나 어려운 역할을 소화한 건 엄기준이다. 소름끼치는 1인 2역으로 드라마 내내 욕을 먹었다. 욕을 먹었다는건 그만큼 배역을 잘 살렸다는 증거. SBS 연기대상에서 그가 받은 건 캐릭터상이다. 안 주느니만 못 한 상이지만 그는 만족했다. 오히려 지성이 대상을 받고 "기준아, 이 상은 네 거야"라고 말했다. 손호준도 아쉬웠다. '고백부부'서 장나라와 호흡하며 '응답하라 1994' 꼬리표를 제대로 뗐지만 돌아온 건 빈손이다. 파트너 장나라가 우수상을 받았고 6팀이나 받은 베스트 커플상에 이름을 올린게 전부다. '고백부부'가 예능극이라 그랬을까.
서울서 부산가도 안 끝난 시상식
KBS 연기대상은 당초 31일 오후 9시 15분 시작해 익일 오전 1시 5분 종료로 편성이 예정돼 있었다. 230분이라는 시간도 길지만 실제 시상식은 300 여 분에 가까웠다. 예정된 약속시간보다 50분이나 더 긴 2시가 가까워질무렵 끝났다. 베스트 커플상을 6팀에게 주며 남발했다. 일일이 인터뷰를 하는 등 작정하고 시간을 끄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에 대상 시상으로 나선 전년도 수상자 송중기도 제작진과 사인을 잘못 주고 받았는지 "시간을 끌라고 했다"고 했지만 이내 박수홍은 "빨리 진행해달라"고 말해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보는 시청자도 현장에 있는 배우들도 모두 지친 상황.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예상보다 너무 늦은 시간에 끝나 각 팀 별로 회식을 준비했다가 시간을 조정하는 등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았다. 이러다보니 방송국의 연말 시상식에 불참하려는 배우들의 움직임이 많은 것이다. 수상 여부를 떠나 너무 지치는 자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