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윌슨(28)이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LG의 우완 외인 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까.
LG가 외국인 투수 구성을 끝냈다. 지난 5일 빅리거 출신 윌슨과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에 볼티모어에 지명을 받았다. 2015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까지 42경기에 등판했다. 통산 성적은 8승10패 평균자책점 5.02.
메이저리그에선 한 시즌도 100이닝 이상 소화하지 못했다. 선발 등판도 19번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기 운영과 이닝 소화 능력을 향한 우려는 적다. 마이너리그에서 등판한 13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2012~2014년엔 140이닝 이상 소화했다. 빠른 공의 구속도 145~148km 대에 형성된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는 "선발투수로서 능력이 검증된 선수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LG 선발진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4.11) 1위를 기록했다. 강점은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좌완 투수 데이비드 허프와 차우찬의 존재. 개인 역량도 뛰어나지만 다양성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특정 유형으로만 구성된 선발진은 시리즈 전체로 보면 상대 타선에 단조로워 보일 수 있다. 다수 팀이 외인 투수 2명 가운데 1명은 좌완을 원하는 이유다.
올해는 좌완 투수 2명의 시너지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허프는 지난달 일본 리그 야쿠르트와 계약하며 LG와 결별했다. 군 목부를 마치고 돌아온 임지섭과 신성 손주영은 아직 경험이 적다. 윌슨은 승수와 이닝 소화 능력뿐 아니라 선발진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떠나간 에이스의 공백을 메워야한다. 그림자를 벗어나야 하는 부담도 있다.
LG는 최근 몇 년 동안 영입한 우완 투수가 대체로 부진했다. 2015년부터 뛴 헨리 소사는 이전 3시즌 동안 다른 팀에서 뛰며 검증받은 선수다. 2014시즌 뛴 코리 리오단은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위압감이 떨어졌다. 2015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루카스 하렐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력에 기복이 컸고 팀 융화력도 떨어졌다. 2016시즌에 뛴 코프랜드는 13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54로 부진했다. 시즌 도중 방출됐다.
윌슨이 안 좋은 흐름을 끊을 수 있을까. 일단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이 기대가 된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5⅔이닝을 소화했다.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는 편이다. 9이닝 당 2.2개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4개였다.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로 알려져 있다. 제구력이 좋다는 의미다. 팀 적응도 수월할 전망이다. 지난해 LG로 이적한 김현수가 볼티모어에서 뛸 때 한솥밥을 먹었다. 인성과 성실한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루카스의 전철은 밟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