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39) 넥슨 신임 대표가 공식 취임하자마자 게임 시장 공략에 고삐를 조인다. 취임 이틀 만에 연초 기대작들을 출격시킨다. 야심 차게 준비한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와 온라인 게임 ‘천애명월도’가 25일 동시에 선보인다. 이정헌호가 출항하자마자 모바일과 온라인 양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어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성공한 사업전문가 이정헌, 대표 공식 취임
이 신임 대표는 23일 넥슨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공식 선임됐다. 이달 5일 사업총괄 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이 내정된 이후 20일 만에 공식 취임하게 됐다.
이 신임 대표는 2003년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15년 만에 대표가 되면서 직장인 성공 신화를 이뤘다. 이 신임 대표는 게임 사업전문가로서 성공의 길을 걸어왔다. 2010년 네오플 조종실 실장, 2012년 피파실 실장 등 넥슨의 주요 게임 사업 실무를 거쳐 2014년 사업본부장에 이어 2015년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이 신임 대표는 2012년 출시한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가 6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 순위 톱5를 유지할 정도로 흥행시켰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HIT(히트)’ ‘다크어벤저3’ ‘AxE(액스)’ ‘오버히트’ 등을 안착시키며 가능성을 열었다.
이 신임 대표는 어려운 신규 사업도 뚝심을 갖고 추진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게임사가 설립·운영하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넥슨 아레나’를 오픈, 연평균 200회 이상의 경기를 진행하는 등 국내 e스포츠 저변 확대와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15년부터는 게임 업계 최초로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넥슨 콘텐트 축제(네코제)’를 개최하고 있다.
사업전문가인 이 신임 대표가 넥슨의 수장을 맡으면서 올해 공격적인 시장 공략이 예상된다. 이 신임 대표도 “넥슨의 강점은 긴 시간 동안 쌓은 다양한 경험과 역량이다. 넥슨의 색깔과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표 데뷔작 ‘듀랑고’ ‘천애명월도’ 동시 출격
이 신임 대표는 공식 취임 이틀 만에 기대작들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25일 모바일 신작 듀랑고의 정식 서비스를, 온라인 신작 천애명월도의 공개 서비스를 각각 진행한다.
이 신임 대표의 데뷔작이 된 이 두 작품은 넥슨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연초 신작들이다.
특히 듀랑고는 기존 모바일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시도로 사전예약 4주 만에 200만 명이 몰릴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듀랑고는 현대인으로 등장하는 플레이어가 알 수 없는 사고로 공룡 세계에 떨어져 야생의 땅을 개척해 나간다는 컨셉트 자체가 독특하다. 또 모바일 게임에서 필수 요소가 된 자동전투도 존재하지 않고, 전투 역시 필수 요소가 아니다. 야생의 땅을 개척하기 위한 제작·건설·요리·농사 등의 생활 밀착형 콘텐트들도 듀랑고만의 색다른 재미 요소다.
넥슨은 TV 광고도 차별화했다. 유명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기용하는 대신 야생의 땅으로 넘어온 현대인이 생존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워프 스토리’ 시리즈를 선보였다.
천애명월도는 중국 유명 무협 작가로 꼽히는 고룡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개발한 무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중국에서 2년 전에 선보였으며 현재까지도 포털 사이트 ‘17173’의 인기 게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넥슨은 천애명월도가 실사를 방불케 하는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과 유명 무술 감독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액션,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웰메이드 무협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취임 전부터 이들 신작의 출시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듀랑고의 TV 광고 컨셉트를 정하는 데 이 신임 대표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이들 신작의 성적표가 이 신임 대표에겐 중요하다. 그가 대표로 취임하기 전부터 진두지휘해 준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 이 신임 대표에겐 올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넥슨을 확실한 리딩 게임사로 자리매김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있다. 듀랑고와 천애명월도에서 히트 소식이 날아든다면 이 신임 대표에겐 큰 힘이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신임 대표는 사업전문가로서 승승장구해 왔다”며 “이제는 넥슨의 수장으로서 역량을 보여 줘야 하는데 듀랑고와 천애명월도는 그 첫 실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