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보던 그 얼굴이 아닌,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배우들이 2월 극장가로 컴백한다. 3년만에 돌아오는 '류승룡·이승기, 4년 만에 얼굴을 비치는 김지원이 대격돌을 벌인다.
류승룡은 31일 개봉하는 '염력(연상호 감독)'으로 2015년작 '도리화가(이종필 감독)' 이후 2년 3개월만에 돌아온다. '염력'은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평범한 아빠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딸을 구하기 위해 염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갑작스럽게 초능력을 가지게된 아빠를 연기하는 류승룡의 원맨쇼나 마찬가지인 작품이다.
흥행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류승룡은 '최종병기 활(김한민 감독·2011)'부터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감독·2012)'·'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 감독·2012)'·'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2013)'·'명량(김한민 감독·2014)'까지 연이어 흥행시켰다. 제49회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전성기에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5년 '손님(김광태 감독)'과 '도리화가'가 연속 흥행에 실패하며 전성기는 갑작스럽게 끝이 났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동료 배우의 폭로성 발언으로 이미지에 타격까지 입었다.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7년의 밤(추창민 감독)'이 촬영을 완료한 지 1년 넘게 개봉하지 못하고 있고, '제5열(원신연 감독)'은 제작이 중단됐다. '염력'은 류승룡에게 출연작 그 이상의 의미다. 1000만 감독 연상호와 손잡고 절치부심한 결과물을 보여줄 때다. 특히 작품 외 구설수로 적지않은 고생을 했기에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마디 한마디 조심하며 논란을 피하고 있다. '라디오스타'의 주인공인 김원해와 오해를 풀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고, 김원해가 류승룡을 응원하기 위해 '염력'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 앞에 서기도 했다.
이승기는 군 입대 전 찍었던 '궁합(홍창표 감독)'을 제대 후 선보이게 됐다. 지난 2015년 12월 크랭크업한 영화를 2년 3개월 만인 다가오는 2월 28일 개봉한다. '궁합'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와 부마 후보들 간의 궁합풀이로 조선의 팔자를 바꿀 최고의 합을 찾아가는 역학 코미디. 극 중 이승기는 심은경(송화옹주)와 부마 후보들 간의 궁합을 풀이하는 역술가를 연기한다.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날고 기는 이승기지만 영화에선 아직 신인이나 다름없다. 2015년 스크린 데뷔작 '오늘의 연애(박진표 감독)' 이후 TV 활동에만 집중했다. 더군다나 '오늘의 연애'는 제작비 39억원에 손익분기점 180만명인 영화였지만, '궁합'은 규모가 크다. 순제작비 63억원에 손익분기점은 230만 명이다. 그 또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터다.
"'궁합'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 중에 하나일 것이다. 시나리오부터 굉장히 탄탄하고 재밌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출연하게 됐다"는 이승기는 현재 출연 중인 tvN 드라마 '화유기' 인기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이미 TV는 점령한 지 오래인 이승기가 스크린에서도 '먹히는' 배우일지 입증할 중요한 시기다. 2월 8일 개봉 예정인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김석윤 감독)'의 김지원은 '사실상 스크린 데뷔'다. 2014년 소지섭과 찍은 영화 '좋은 날(권혁찬 감독)'은 정식으로 극장에 개봉된 영화가 아닌 제주도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2011년 장진 감독의 '로맨틱 헤븐'에서도 주연을 맡았지만 관객 7만명으로 흥행에 참패했다.
세번째 '조선명탐정' 시리즈인 이 영화에서 김지원은 미모의 흡혈괴마를 연기한다. 1편의 한지민, 2편의 이연희에 이은 평범한 여주인공이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전편의 여인들과는 사뭇 다르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김지원의 차지인데다, 김지원과 주인공 김명민(김민)의 얽히고설킨 사연이 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김명민은 김지원의 활약에 대해 "전편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많다. 비중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여주인공들보다 존재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김지원을 위한 영화다. 영화가 관객에 앞서 언론에 첫 공개되자 "다른 무엇보다 김지원의 미모가 남았다"는 평이 많았을 정도. 김지원은 "첫 사극이다보니 우려되는 부분이 많았다. 스크린에서 보는 내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