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해 매출 139조원 중 수출 비중이 75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인 54.2%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수출 비중(52.2%)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긴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국내 전체 수출이 578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SK그룹의 지난해 국내 수출 기여도는 13%다.
이번 수출 실적 호조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호황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전체 수출 중 ICT(정보통신기술)에서만 30조3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처음으로 ICT 30조원 수출 시대를 열었다. 기존에 SK그룹의 실적을 책임지던 에너지·화학은 35조7000억원으로 실적 상위를 이어갔으며 물류 서비스는 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 내 ICT 수출 규모 추이는 SK하이닉스가 편입된 지난 2012년 9조5000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 13조3000억원, 2014년 16조2000억원, 2015년 18조6000억원, 2016년 17조원 등 해마다 증가해 왔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설비 확대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한 것이 이번 수출 호조를 불러오게 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화학 관계사들도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유가변동 속에서 글로벌 파트너링과 적극적인 시장개척으로 지난해 35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수출 실적은 33조5000억원으로 에너지·화학 관계사 전체 수출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화학·배터리 분야는 지난해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 미국 다우케미칼과 두 건의 고부가 포장재 소재사업 M&A를 모두 성사시키며 글로벌 고부가 포장재 소재시장에 진출했다. 배터리사업도 서산 배터리공장 생산설비 증설 추진 등 글로벌 수주경쟁에 적극 나섰다.
SK그룹은 올 초부터 이어지는 수출 호조세를 감안할 때 2018년 전체 수출 규모나 비중에서 또 다른 기록 갱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 초 신년사에서 글로벌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협력 강화, SK와 글로벌 기업 간 신협력 모델 개발 등을 언급하며 수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을 주문했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은 “세계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지만 SK그룹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무역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SK그룹은 국가수출의 핵심 축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