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7일 오전, 92개 참가국의 국기가 나부끼는 강릉선수촌 국기광장에 흰 단복을 갖춰 입은 100여 명의 한국 선수단이 모였다. 개최국으로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 공식 입촌식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입촌식에는 한국 선수단 145명을 대표해 강릉선수촌에서 묵고 있는 빙상 및 아이스하키 등 각 종목 선수들과 임원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하루 전만 해도 칼바람이 불어 영하 16도를 밑돌던 날씨는 한국 선수단의 입촌식을 축하하듯 영상으로 올라갔다. 입촌식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처음 입촌식을 경험하는 선수들은 행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연신 "설렌다"며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주위에 몰려든 자원봉사자들도 "사진 한 번만 같이 찍어 달라"며 연신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취타대의 환영 공연과 함께 들뜬 분위기 속에서 공식 입촌식이 시작됐고 김기훈 강릉선수촌장이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한국 선수단을 맞이했다. 1992 알베르빌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레전드' 김 선수촌장의 환영사에 이어 올림픽 오륜기와 태극기가 차례로 게양됐다. 한국 선수단으로 함께 입촌식에 참석한 피겨스케이팅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의 밥 데 용 코치도 깃대를 타고 올라가는 태극기를 결연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사진=연합뉴스 사물놀이패가 등장하면서 평창만의 입촌식 하이라이트가 시작됐다. 비보이 공연단과 함께 등장한 사물놀이패는 편곡 민요인 '쾌지나칭칭나네'에 맞춰 신명 나게 꽹과리를 두들기고 상모를 돌렸다. 비보이 공연단 역시 전통 민요에 맞춰 화려한 춤 실력을 뽐냈고, 선수단 속으로 파고들어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주춤거리던 선수들이 조금씩 어깨춤을 따라 추자 아예 둥글게 판이 벌어졌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국가대표 감강찬은 가장 먼저 무대 중앙으로 뛰어들어 함께 춤을 췄고, 아이스댄싱의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도 가세해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흥겨운 꽹과리 소리에 지나가던 외국인 기자와 대회 관계자들도 귀를 쫑긋 세우고 무대에 관심을 보였다.
입촌식이 끝난 뒤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어 예정에 없던 '포토 타임'이 진행됐다. 선수들은 사방에서 밀려드는 사진 요구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빙속 여제' 이상화를 비롯해 심석희 박승희 곽윤기 등은 사진을 찍으려는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파묻혀 얼굴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박승희는 "올림픽엔 여러 번 나왔지만 입촌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엄청 신나고 재미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앞장서서 춤을 췄던 감강찬은 "원래 아이스댄싱팀과 함께 나가서 (춤을) 추기로 했는데 배신당했다"면서 웃고는 "여러 선수들과 함께 참가해 무척 설렜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민유라와 함께 덩실덩실 춤을 췄던 겜린은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비보잉을 같이 만끽할 수 있어 저절로 춤이 나왔다"며 취재진 앞에서 다시 어깨춤을 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