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뉴 유즈루(24·일본)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6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하뉴는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피겨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9.55점, 구성점수(PCS) 96.62점을 더해 206.17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클린연기로 111.68점을 받아 중간순위 1위에 올랐던 하뉴는 프리스케이팅 2위로 총점 317.85점을 기록, 1948년 생모리츠 대회와 1952년 오슬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딕 버튼(미국)에 이어 무려 66년 만에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하뉴는 "먼저 함께 경기를 펼친 선수들과 올림픽을 만들어 온 수많은 분들, 모든 선수들의 주위에서 도와주신 코치님들이 없었다면 이 올림픽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함께 링크에 섰던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NHK트로피에서 부상을 당해 올림픽 전까지 3개월 여의 공백기를 가졌던 하뉴는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부상이 생각보다 심했고 스케이트를 신을 수 없었던 기간 중엔 필사적으로 한 명의 스케이터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고 부상을 극복하던 시기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올림픽 직전에 찾아온 부상, 다 낫지 않은 다리를 안고 뛰어 6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극적인 전개에 대해 하뉴는 스스로 "만화 주인공이라고 해도 좀 지나치다고 할 만큼 설정이 많아서"라며 웃었다. 앞서 동일본 대지진 이야기까지 언급된 까닭에 하뉴는 "인생에 이렇게 극적인 요소가 많은 건 한 명의 사람으로서 좀 어떨지 싶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한편 하뉴는 "이렇게 금메달을 따내 여러분 앞에서 웃고 있을 수 있단 것, 기자회견 정중앙 자리에 앉아서 인터뷰할 수 있단 것 자체가 무척 기쁘다"며 "스스로 칭찬할 점은 없다. 그저 스케이트를 타길 정말 잘했다, 그런 생각을 했을 분이다. 다음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