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규현은 2002년에 데뷔해 16시즌을 뛰며 처음으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화려한 기량을 발산하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력으로 굳을 일을 도맡아왔다. 기본기를 강조하는 조원우 감독이 부임한 뒤 그 가치는 더욱 빛났다. 롯데도 팀에 필요한 선수로 것을 인정했다. 2018 FA 시장에서 가장 먼저 계약(기간 2+1년, 총액 10억원)을 안겼다.
김문호는 '가장'이 됐다. 지난 1월 장가를 갔다. 다수 선수가 결혼을 기점으로 마음가짐을 돌아본다. 리그 정상급 거포로 거듭한 한 선수도 "결혼과 아내의 출산이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김문호도 "책임감이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문호는 FA 외야수 민병헌이 영입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기존 주전 중견수던 전준우는 좌익수로 포지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김문호는 2016시즌엔 타격 잠재력을 드러내며 주전을 꿰찼다. 하지만 이듬해는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문규현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신본기, 황진수, 김동한 등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은 주전 3루수를 두고 경쟁한다. 하지만 타석과 수비 모두 성장세를 보이면 유격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도 있다.
경쟁에 임하는 두 선수의 자세는 베테랑답다. 문규현은 "내가 주전이라는 생각보다는 내 위치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매년 경쟁을 해야한다. 큰 부담은 아니다. 팀에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문도도 마찬가지. "이름값 등 모든 면에서 내가 뒤처지는 것이 현실이다"고 인정하면서도 "프로에게 경쟁은 숙명이다. 없다면 나태해질 것이다.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유독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롯데에서도 '주축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김문호의 타격 능력은 지난 2년 동안 검증됐고, 문규현은 안정감 있는 수비뿐 아니라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야구 인생, 개인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맞은 공통점이 있다. 롯데를 향한 평가는 이전보다 높아졌고 더 좋은 성적도 기대받고 있다. 두꺼운 선수층이 필수다. 두 선수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