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여정이 끝났다.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치러진 7~8위 순위 결정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1-6으로 패배했다.
성적은 기대 이하. 5전 전패다. 조별예선 1차전 스위스전(0-8 패)을 시작으로 2차전 스웨덴(0-8 패) 3차전 일본전(1-4 패) 스위스와 순위 결정전(0-2 패) 그리고 마지막 스웨덴전까지 패배의 연속이었다. 28실점을 허용했고 2득점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경기력으로만 보면 실망스럽다. 하지만 단일팀을 향해 날 선 목소리를 내는 이는 드물다. 예기치 못한 환경에 직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올림픽을 위해 전진하던 중 변수를 맞이했다. 북한의 합류였다.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남북 단일팀이 결성됐다.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는 분노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단일팀은 이 변수를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지난달 28일 첫 합동훈련부터 스웨덴전까지 24일을 함께했다. 짧은 시간이다. 조직력이 완성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몇몇 한국 선수들은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그렇지만 단일팀 선수들은 대회 시작 뒤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팀을 살리기 위한 방법 찾기에 나섰다. 하나가 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승리는 없어도 그들이 감동을 전할 수 있었던 힘이다.
연합뉴스
단일팀 골리 신소정은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북한 선수들과 처음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서로 노력했고 친해졌다. 잘 어울렸다. 몸을 부딪치며 동고동락한 사이다. 나중에 보고 싶을 것"이라며 원팀을 강조했다.
이연정은 스웨덴과 마지막 경기 전까지 단 1분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스웨덴전 경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뛸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불만이 없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팀 승리와 단합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했다.
이연정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그는 "한마음 한 팀이었다. 내가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항상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응원했다.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뛰니 만감이 교차했다"며 "북한 선수들과 서로 파이팅을 많이 했다. 보고 싶을 것 같다. 사진도 많이 찍었다. 사진을 뽑아서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진정한 '팀 정신'이 이렇게 탄생했다.
고작 24일간 뭉친 단일팀이다. 국가대표 가치를 손상시키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들'보다 단일팀이 훨씬 더 '팀'다웠다. 5전 전패를 당했지만 박수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