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연예계 '남자'들이 모두 걸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고 일어나면 터져 나오는 성 추문 병폐에 대한 '미투 운동'을 연예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제 시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투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말이다. 배우·가수·관계자 할 것 없이 '터질 게 터졌고,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공연계는 지난 25일 연극 관객들이 목소리를 냈다. 500여 명의 관객들은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연계는 성범죄자를 퇴출하라"며 여러 차례 구호를 외쳤다. 또 이들은 "더 이상 가해자를 무대 위에서 보고 싶지 않다"면서 공연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범죄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도 가해자의 친분만으로 불똥이 튈까 조마조마해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들에게 '성'과 관련한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사항이다. 조금이라도 이름이 언급된다면 이미지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 관계자는 "모든 게 조심스럽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아티스트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우리 앞에선 아니라고 했지만 과거에 어떤 일을 했을지 아무도 모른다"며 "성과 관련해 정말 떳떳하지만 조금이라도 말을 잘못하면 논란으로 이어지기 쉽다. 최대한 말을 아끼고 몸을 사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영화·방송계가 '미투'로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있지만 아직 가요계 쪽은 잠잠하다. 이와 관련해 가요계 관계자는 "가요계는 연습생과 제작자의 관계가 복잡하다. 아이돌 연습생들이 제작자들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건을 심심찮게 뉴스에서 볼 수 있지 않나"라며 "위계와 권력이 좀 더 강한 분야라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광고계도 비상이다. 잘못 계약했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 한 광고계 관계자는 "새로운 모델과 계약 시 두려움이 앞선다. 사회적 물의를 입었을 때 손해배상 조항도 있지만 돈보다 중요한 게 제품의 이미지다. 최대한 신중히 선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평판을 따져도 사생활은 모르는 일이라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