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BBQ가 지난 2년간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요구하고 비용 분담은 하지 않는 '갑질'을 해 온 것이 드러났다. BBQ는 규제 당국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오기 하루 전에 GM 군산공장 폐쇄로 어려움을 겪는 전북 지역의 창업자를 돕는다는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갑질을 덮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요구하면서 정작 비용은 분담하지 않는 BBQ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BBQ는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75명의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공사(점포환경 개선)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현행 가맹거래법에서는 가맹 본부가 권유·요구해 가맹점이 점포를 확장·이전하거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등 점포환경 개선을 실시하면 본사가 20~40%의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BBQ는 총비용 18억1200만원 중 본사 분담 부분인 5억3200만원을 내지 않았다.
BBQ는 가맹점의 점포환경 개선을 자사의 주요 경영 목표로 설정하고 실무 영업직원 및 팀장급 직원에게는 점포 개선 실적을 인사 평가에 10% 반영하는 등 전사적으로 점포환경 개선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들에게는 점포환경 개선을 해야만 재계약할 수 있다는 등 무리한 요구를 했다.
또 BBQ는 본사가 점포환경 개선을 요구한 게 아닌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가맹점주들에게 '점포환경 개선 요청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결국, 피해 가맹점주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점포 이전·확장이나 리뉴얼을 100% 자기 부담으로 진행해야 했다.
가맹점주들에게 갑질하던 BBQ가 5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북 지역의 예비 창업자에게 가맹비를 지원하는 '상생 창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BBQ는 전북 지역 예비 창업자에게 가맹비 1000만원과 교육비 380만원 전액, 간판 500만원, 인테리어 비용(20평 기준, 평당 220만원)의 40% 등 총 334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BBQ는 총 50명에게 약 16억원을 지원하는데, 창립 23년 만에 최대 규모의 지원이다.
BBQ가 착한 일을 하는 것이지만 일부의 시선은 좋지 않다. BBQ가 공정위의 갑질 제재 발표가 있기 하루 전에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한 게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사무국장은 "공정위 발표가 언제 나올지 알고 있었을 법한 본사가 이보다 앞서 상생 계획을 발표한 것은 당국 제재에 대한 가림막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김 사무국장은 "전북 지역의 상권 포화 상황 등을 살펴보면 치킨집 50개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상생 프로그램은 BBQ가 회사의 부정적인 논란을 가리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BBQ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6년 전북 지역의 매장 수는 37개로 전년인 2015년(35개)부터 1년 사이에 2개가 늘었다. 2014년 27개였던 매장 수는 2년 동안 10개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BBQ 관계자는 "상생 프로그램을 알리기 전에 영업팀에서 신규 개설이 가능한 지역에 대해 사전 조사를 했고 그 결과에 따라 최대 50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상생을 꼼수로 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미리 준비해 왔고 시기가 우연찮게 겹쳤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