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치킨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BBQ 치킨(이하 BBQ)이 이르면 이달 중 배달료 공식화를 선언할 전망이다.
BBQ 본사가 최근 수퍼바이저들에게 이 같은 내부 방침을 알리고 대리점주에게도 사실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BBQ가 배달비 유료화를 선언하면 지난 6일 선제적으로 전국 가맹점의 배달비를 공식화한 교촌치킨에 이어 빅3 업체 중 두 번째가 된다.
서울의 한 BBQ 대리점주는 13일 본지에 "본사 수퍼바이저가 '이르면 이번 주 또는 이달 안에는 전 매장이 배달료를 일괄적으로 받는 것으로 공지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수퍼바이저는 본사 소속으로 지역 대리점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인 시점은 여론의 반응 등을 고려해 변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리점주는 "BBQ가 지난해 가격 인상을 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와 갈등을 빚지 않았나. 본사가 배달비 유료화를 공식 발표하는 것을 두고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래도 본사가 수퍼바이저들에게 이번 주나 이달 안에는 공식화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는 BBQ가 그동안 밝혀 온 공식 입장과 다른 것이다.
BBQ는 앞서 교촌치킨이 배달비 2000원을 받기로 하자 "우리는 현재 배달비 또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BBQ는 최저임금과 원재료 가격 인상, 임대료 상승으로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겪자 대리점이 배달비를 받아도 용인하고 있다. 본사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가급적 받지 말라'는 것이지만 가맹점주들이 자율적으로 배달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각 가맹점마다 배달비를 받는 곳이 다르고 비용 역시 적게는 1000원에서 2000원, 3000원까지 천차만별이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와 SNS(소셜네트워크) 등에는 '한 가맹점이 공식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가격보다 치킨 가격을 더 받는다'는 항의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혼선이 계속되자 가맹점주들은 본사 측에 "전국 BBQ 대리점의 일괄적인 배달비 유료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본사 역시 이 같은 요구에 "이달 중에는 배달비 유료화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BBQ는 여론과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BQ는 지난해 5월 치킨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렸다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에 부담을 느껴 가격 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 경쟁업체인 교촌치킨이 배달비를 받기로 한 이후 일부 소비자가 BBQ로 이동하며 얻은 반사이익도 고민거리다. 지난 4일 기준 BBQ의 치킨 매출은 전주인 4월 24~27일 대비 13%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BBQ 관계자는 "이달 중 배달비 유료화 발표를 한다면 이미 홍보 라인에서도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