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구단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구단이다. 메인 스폰서 넥센타이어를 비롯해 수십 개의 서브스폰서를 유치해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구단에 비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2014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전 미네소타) 등을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키는 등 KBO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넥센 구단엔 지난 2016년부터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그해 11월 외야수 문우람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으로 법정 구속됐다. 당시 상무 소속이었기에 히어로즈 구단에는 큰 불똥이 튀지는 않았다.
그해 12월엔 피츠버그에서 활약하던 강정호가 국내에 들어와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쳤다. 강정호는 당시 넥센 선수가 아니었지만, 그가 넥센에서 뛰던 2009년 8월과 2011년 5월 각각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넥센 구단 측은 “강정호가 구단에 보고하지 않아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변명했다.
넥센 구단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받는 이장석 대표와 남궁종환 부사장이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가 시작된 것도 2016년이다. 이장석 대표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 인수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구단 지분을 대가로 투자를 제의했다. 홍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20억을 넘겨줬고, 그 대가로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분을 양도하지 않으면서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2년이나 질질 끌었던 이 사건은 지난 2월 이 대표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일단락됐다. 남궁 부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KBO는 이 대표의 직무를 정지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옥중에서도 구단 운영에 개입한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를 강타한 ‘최규순 심판 게이트’에 넥센 구단의 전 임원이 연관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넥센 구단은 또 휘문고 시절 후배 선수들을 폭행한 것으로 밝혀진 신인 투수 안우진과 지난해 입단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역대 신인 공동 5위에 해당하는 6억원의 계약금을 줬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지난 1월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넥센은 올해 구단 수뇌부가 구속된 데다 스타급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사면초가 상태다. 미국에서 돌아온 박병호를 비롯해 타격왕 출신 서건창, 지난 시즌 신인왕 이정후 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격으로 23일엔 마무리 투수 조상우와 주전 포수 박동원이 인천에서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넥센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연달아 터져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