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이(30)가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를 만나 전작의 부진을 이겨냈다. 실제 나이보다 5살이 많은 역할이었지만,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커리어우먼으로 분해 시골청년 김강우(오작두, 오혁)와 케미를 뿜어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채웠다. 후반부 대본 작업과 궂은 날씨 탓에 촬영이 쉽지 않았음에도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실제 유이와 승주의 싱크로율은. "처음엔 승주 자체가 당당한 친구였다. 근데 나도 모르게 연기하다 보니 욱하는 성질이 반영되더라. 그래서 24, 25부를 보면 '아~' 이런 게 나온다. 그건 나다. 이런 거 해도 되냐고 작가님께 물었는데 승주는 자유분방한 아이라고 괜찮다고 했다. 성격만 봐선 80% 정도가 비슷하다."
-35살이란 역할의 나이는 부감 없었나. "시나리오를 받고 어떤 내용인지를 천천히 봤는데 나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전에도 '결혼계약'이란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아기 엄마였던 걸 신경 썼으면 그 작품 놓쳤을 것이다. '호구의 사랑'도 웹툰을 너무 재밌게 봐서 참여하게 됐다. 나이는 내게 중요치 않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엄마 역할도 해보고 싶고, 악역도 해보고 싶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 "드라마하면서 제일 많이 꿈꾼 건 오작두처럼 내가 얘기하면 옆에서 '수고했어' 혹은 '힘들었어?'라고 물으며 안아주거나 기대어도 된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진짜 결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있나. "승주와 작두의 결혼식 같은 걸 꿈꿨는데 현실엔 벌레도 많고 주위분들을 힘들게 하더라. 에어컨이 잘 나오는 예식장에서 하겠다. 편안한 곳에서 하겠다."
-연기를 시작한 지 근 10년이 되어가더라.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약점은 발음이다. 연기할 때마다 매번 나오는 지적이다. 트라우마가 있을 정도였다. 수술을 했다는 분들도 있었는데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옛날엔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다고 하면 내가 잘못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죄송한 마음뿐이다. 드라마 자체를 재밌게 봐야 하는데 '쟤는 왜 이렇게 말랐어', '발음이 왜 그래?'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건 드라마 흐름을 깨는 거니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건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연기를 하다 보니 후배들이 생겼다. 기초적인 것들이 갖춰져 있어야 하지 않나란 생각이 들어 더욱 열심히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점은 피부가 좋은 거다. 스태프분들이 고칠 게 없다고 하더라.(웃음)" -피부 관리 비법이 있나. "팩을 하루에 하나씩 한다. 1일 1팩이 굉장히 중요하다. 족욕도 한다. 하루하루가 다르기에 관리가 필요하다."
-걸그룹으로 활동 당시 대세였다. "물론 그렇긴 하지만, 옛날보다는 지금이 좋다. 지금은 내 이름으로 무언가를 하나 낼 때 찾아볼 여유라도 있지만, 그땐 그 여유조차 없었다. 가족들하고도 '그냥 다 괜찮다' '안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은 아프다고 투정도 부리고 힘들다고 투정도 부린다.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다. 요즘 중학생 친구들은 내가 가수였던 것도 잘 모르더라."
-과거 무대에 설 때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무조건 많이 먹고 운동한다. 근육량을 늘린다. 세끼 다 챙겨 먹어야 얼굴에 살이 좀 붙는다. 필러나 이런 게 몸에 잘 안 받는다. 스스로 찌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애프터스쿨 '플래시백' 활동할 당시랑 지금이랑 비교하면 몸무게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얼굴살이 많이 빠졌다. 28살 때부터 젖살이 빠지더라. 그리고 작품에 들어가면 잘 못 챙겨 먹는다. 잠이 부족하니 먹는 것보다 잠을 택하게 된다. 하루 한 끼를 먹는데 얹히니까 그것도 조금 먹게 되니 살이 빠지는 것 같다. 일주일 내내 촬영하다가 하루 쉴 때가 있는데 그때 나름 운동도 가고 세끼를 다 먹으니 다음날 뽀얗게 기름기가 흐르더라."
-작품 하면서 살이 얼마나 빠졌나. "3kg 정도 빠졌다. (정)상훈 오빠가 5kg, 작두 오빠 6kg 정도 빠졌다. 바지 내려가니 많이 먹으라고 했다.(웃음)"
-예능에 대한 욕심은 없나. "과거 고정 출연도 해봤는데 말은 안 하고 웃고만 있더라. 예능은 하는 것보다 보는 게 좋다. 앞으로도 시청자를 하겠다."
-드라마 '불야성'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해인이 대세가 됐다. "동갑내기 친구라 과거 작품 할 때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 지금도 친하다. 가끔 근황을 묻고 지내던 사이다. 근데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후로는 연락을 하지 못했다. 내가 연락을 해도 되나 싶다. 전화번호가 있는데 이게 혹시나 유출되면 잡혀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친하다고 얘기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심스럽다.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잘 된 게 너무 좋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봤나. "동 시간대는 아니었지만 같은 날 방송되다 보니 방송을 보진 못했다. 쉴 때 전편을 다 보려고 한다. 사실 난 손예진 선배님의 팬이다. 같은 샵을 다니는데 선배님 볼 때마다 수줍게 인사했다. 해인이가 손예진 선배님이랑 같이 드라마 찍는다고 하길래 '네가 어떻게 손예진 선배님하고 찍느냐!'고 했던 게 엊그제 같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그 친구가 '나 유이랑 친하다'고 스태프들한테 말했었는데 이젠 반대가 됐다.(웃음) 진짜 괜찮은 친구다. 친구라는 게 자랑스러울 정도로 의리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