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시즌이 끝나면 이벤트 대회 ‘파더&선 챌린지’가 열린다. 1995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디오픈을 여섯 차례나 합작한 전설의 부자 골퍼인 윌리 파크(1833~1903)와 윌리 파크 주니어(1864~1925)를 기념해 시작됐다. 부자간의 정을 쌓고, 골프가 무엇인가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 됐는데, PGA투어를 주름잡던 유명 프로들이 아들과 함께 한 조로 출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도 비슷한 목적의 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6년부터 던롭스포츠 코리아에서 개최하고 있는 부자 대항전 ‘파더&선 팀 클래식’이다. 이 대회가 미국의 파더&선 챌린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프로 골퍼가 아닌, 일반 아마추어 대상으로 열린다는 점이다.
올해 대회는 28일 경기도 가평군 크리스탈밸리CC에서 총 56개 팀, 112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아버지와 아들은 화창한 초여름 날씨 속에 부자의 돈독한 정을 다졌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특별한 축제인 만큼 풍성한 선물과 이벤트가 마련됐다. 크리스탈 코스 4번 홀에서는 “사랑합니다 아버지!”, “사랑한다 아들아!”를 외쳐 데시벨이 더 높은 팀에게 선물을 줬다. 밸리 코스 2번 홀에서는 니어리스트 이벤트가 열렸는데, 공을 핀에 가장 가까이 붙인 팀이 아니라 아버지(혹은 아들)에게 가까이 붙인 팀이 1위를 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프로 출신으로 JTBC골프에서 라이브레슨을 진행하고 있는 이현(36)은 원로 프로인 아버지 이강선(69) KPGA 부회장과 함께 출전했다. 아버지 이강선은 KPGA투어 통산 8승을 올렸고, 아들 이현은 9년 간 KPGA투어에서 활동하다 티칭 프로가 됐다. 이현은 “아버지와 함께 라운드를 하는 건 10년 만이다. 미국의 파더&선 챌린지를 보면서 언젠가 참가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아버지를 업어드리고, ‘사랑한다’고 외치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황반변성 증상으로 오른 쪽 눈의 시력이 약해진 이강선 부회장은 “이제 아들과 경쟁할 수 없지만, 스코어를 떠나 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고 했다.
올해 3회 째 열린 이번 대회는 던롭, 젝시오 고객만을 대상으로 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골퍼들로 그 대상을 확대해 큰 호응을 얻었다. 홍순성 던롭스포츠코리아 대표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중심이 된 긍정적인 골프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3년이 아닌 30년을 바라보고 대회를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