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김보름(25)이 올림픽 이후 약 4개월 만에 언론과 인터뷰에 응했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박지우·노선영 등과 함께 출전한 뒤 이른바 '왕따 논란'의 가해자로 지목돼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중 마지막 바퀴에서 선두와 두 번째 주자를 맡은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노선영이 한참 뒤처져 레이스를 마친 장면에 대해 '팀 동료를 챙기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자 팀 추월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던 경기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왕따'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보름은 2일 공개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의도와 다르게 일이 발생해 너무 커졌고 심적으로 힘들었다"며 "올림픽 때 상처로 남았기 때문에 아직도 여러 가지로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보름은 당시 상황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 심리적인 불안과 초조한 증상이 계속됐었다"며 "그일(2월 19일) 이후 잠도 거의 못 잤다. 하루 2시간 정도 겨우 잤었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현재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갑자기 불안감을 느낄 때 등 필요할 때만 비정기적으로 약을 먹는다고 했다.
팀 추월 준준결승 당시 상황에 대해선 "'나만 잘하면 된다'는 책임감만 생각하며 탔었다"며 "노선영이 따라오지 못했다는 건 결승선을 통과할 때 알았다"고 말했다.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뒤를 살피면서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김보름은 '왕따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왕따였다면 경기 전에 서로 사이가 안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며 "경기 직후라 서로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노선영과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대화를 나눠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의도와 달리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지나고 나면 잘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최종 목표를 묻는 말에는 "훗날 많은 분이 성실하고 좋은 운동선수로 기억해줬으면 한다"며 "베이징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