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는 지난 12일 이탈리아 피렌체 메르칸지아 궁전에 위치한 구찌 가든(Gucci Garden)에 두 개의 룸을 새롭게 오픈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Bjork)와의 협업에 헌정하는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구찌 가든은 올해 초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전통적인 박물관의 형식에 브랜드가 일궈낸 미학과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협업과 창조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구찌 가든은 큐레이터 겸 평론가 마리아 루이사 프리자(Maria Luisa Frisa)가 기획한 전시 공간, 미슐랭 3스타 셰프 마시모 보투라(Massimo Bottura)의 레스토랑, 독특한 아이템들로 이루어진 부티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찌 가든 1층에 새롭게 오픈한 두 개의 피리어드 룸(period room)에서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테마에 관련된 특별한 프레젠테이션 및 작품이 공개된다. 이곳에서 열리는 최초의 전시는 비요크와 미켈레의 협업에 헌정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비요크는 미켈레처럼 동시대를 해석하고 상상하며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재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창의적인 감각을 천부적으로 타고난 아티스트다.
피리어드 룸 내부에는 비요크가 2017년 공개한 뮤직비디오 <더 게이트(the gate)> 에서 착용한 가운과 마스크 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된다. 그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미켈레가 디자인한 다면적인 구조의 드레스로, 비요크가 깊고 강렬했던 관계를 끝내며 고통을 극복하고 사랑을 뿜어내는 비범한 존재로 변화해 나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담아냈다. 이 드레스는 수 백 시간에 걸친 수작업을 통해, 무지갯빛의 PVC, 루렉스 오간자, 크레이프 드 신, 실크 저지와 섬세한 자수 등 다차원적인 재료와 패브릭으로 제작되었다.
구찌 가든 1층에 위치한 실내 영화관(Cinema da Camera)에서는 새로운 작품이 상영된다. 방문객들은 제프루더(ZAPRUDER) 필름메이커 그룹이 제작한, 전설적인 영웅 헤라클레스를 위한 헌정 영화 <제우스 머신(zeus machine)> 시리즈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감상할 수 있다. <콜로소스(kolossos)> 는 구찌 가든 갤러리아 오프닝에서 선보인 <피닉스(phoenix)> 를 잇는 최신 에피소드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올림픽 레슬링 클럽인 아틀레티코 파엔차(Atletico Faenza) 체육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구찌 가든 지상층에 위치한 판매 공간에서는 일반 스토어에서는 볼 수 없는 제품들을 판매한다. 프린스타운 로퍼와 실비 핸드백처럼 독특한 패턴과 프린트, 컬러를 지닌 신발과 가방 등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인다. 레디-투-웨어 제품으로는 프로깅 처리된 밀리터리 스타일의 골드 색상 코트, 안감에 초록색 킹스네이크가 그려진 블랙과 핑크 색상의 짧은 양가죽 코트, 피크 라펠에 핑크 새틴으로 테두리를 댄 레드 컬러 재킷 등 특별한 리미티드 에디션이 판매된다.
이와 함께 런던을 기반으로 한 아티스트 이자벨라 코티에(Isabella Cotier)의 작품이 프린트된 의류와 가방 또한 새롭게 선보인다. 이자벨라 코티에의 독특하며 장난스럽고 컬러풀한 일러스트는 스웨트셔츠, 후드, 티셔츠와 토트백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됐다. 코티에와의 협업은 아티스트 제이드 피쉬(Jade Fish)와의 최초 협업 이후 구찌 가든에서 가장 최근 진행된 협업 프로젝트이다.
구찌 가든 스토어에는 구찌 가든만의 독특한 라벨이 달린 제품이 판매되며, 꾸준한 제품 및 디자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구찌 하우스의 ‘눈(eye)’ 모티프는 현재 후드, 티셔츠, 스웨트셔츠뿐만 아니라 문진(文鎭)이나 박스, 문구 용품 등에도 장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피닉스(phoenix)> 콜로소스(kolossos)> 제우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