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대표팀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멕시코전을 마친 후 거듭 눈물을 쏟아내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23일(현지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멕시코전에서 한국은 손흥민의 만회골에도 1-2로 패배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눈물을 쏟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눈시울을 붉혔다. 손흥민은 “제가 많이 미안하다. 초반에 찬스 왔을 때 공격수 입장에서 잘해줬어야 했다. 우리가 강팀이 아닌 이상 찬스 왔을 때 해결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경기 직후 동료들을 다독이기 위해 눈물을 참으며 그라운드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라커룸에서 왈칵 눈물이 터졌다. 손흥민은 “대통령님께서 많이 위로해주시고 선수들 잘했다고, 다음 경기 잘하자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선수들도 조금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웨덴전,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비난의 중심에 선 장현수, 김민우 등 수비수들이 비난에 시달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미안함과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선수들 입장에선 당연히 잘해보려다 보니 실수도 나오고 그런 것 같다”며 “현수 형도 몸을 날리다 보니 리스크를 감당하게 된 것”이라며 감쌌다.
이미 2014 월드컵 무대에 서본 손흥민은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오기 전 “월드컵은 정말 무서운 무대”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아직도 무섭다. 진짜 잘 준비해도 부족한 게 월드컵 무대다. 아직도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 되게 많이 느꼈다. 4년 후에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지만 똑같은 말을 할 것 같다. 아직도 겁이 난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실망하고 기도 죽고 자신감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나라를 위해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16강 가고 못 가고 떠나서 마지막 경기에 선수들이 잘 임해주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