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 월드컵 16강전부터 새로운 공인구를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FIFA와 월드컵 공인구 제조사인 아디다스는 27일 “16강전부터 ‘텔스타 메치타(Mechta)’라는 공을 공인구로 쓴다”고 발표했다.
월드컵에서 공인구 제도가 처음 채택 된 것은 1970 멕시코 월드컵부터다. 당시 FIFA가 제공한 공인구의 이름은 ‘텔스타’였다. 멕시코 월드컵은 최초로 위성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기에 ‘텔레비전 스타’라는 뜻을 담았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인구는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를 업그레이드한 ‘텔스타18’이다. 13번째 공인구인 ‘텔스타18’은 원조 텔스타에 2018년을 뜻하는 숫자 18을 붙였다. 원조 텔스타는 축구공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검은색 정오각형 12개와 흰색 정육각형 20개로 만들어졌다. 이에 비해 텔스타18은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와 같은 6개의 다각형 패널로 구성됐다. 이를 바람개비 모양으로 조합해 구형을 완성했다.
텔스타18은 1970년에 쓰인 원조 텔스타처럼 흑백으로 만들었지만 디자인은 훨씬 업그레이드 됐다. 공인구 최초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내장했다. NFC 리더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으로 공을 두드리면 인터넷을 통해 공의 속도 등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재활용 소재와 포장재를 사용했다.
16강전부터 사용할 텔스타 메치타는 기술적으로는 텔스타18과 똑같다. 달라진 건 축구공 표면의 검은색 무늬가 붉은색이 된 것이다. 딘 로케스 아디다스 부사장은 “월드컵 무대에 걸맞는 완벽한 공을 만들었다. 주최국 러시아를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고, 서서히 달아오르는 토너먼트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기 위해 강렬한 빨간색을 넣었다”고 말했다.
한 팀씩 돌아가며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의 조별리그와 달리 16강부터는 지면 바로 탈락하는 ‘녹아웃(knock out)’ 방식이다. 그래서 텔스타 메치타는 공 자체에 ‘지면 탈락’이란 의미를 담았다. ‘메치타’는 러시아어로 ‘꿈’ ‘포부’를 뜻한다. 즉 새 공인구에 담긴 뜻은 지면 탈락하는 ‘꿈의 무대’를 상징한다. 텔스타 메치타는 오는 30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16강전 첫 경기 프랑스-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첫선을 보인다. 16강전은 7월 4일까지 진행된다.
공인구는 또 한 번 바뀔 수도 있다. 미국의 ESPN은 27일 “7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결승전에는 한 번 더 새로운 공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2006 독일 월드컵부터 결승전만을 위해 공인구를 따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결승전에 사용하는 공은 보통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상징하는 금색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