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원정에서 1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관심사는 출루 여부였다. 그는 5월 14일 휴스턴전부터 전날 경기까지 출전한 46경기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1993년 훌리오 프랑코가 기록한 텍사스 소속 선수의 단일 시즌 연속 출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 경기에서 기록 경신이 가능했다.
첫 네 타석에서 침묵했다. 상대 선발투수 마이클 풀머를 상대한 1회초 첫 타석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났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선 우익수 앞까지 흐르는 타구를 생산했지만, 1루수 실책으로 기록됐다. 4회는 뜬공, 7회도 땅볼 병살타를 쳤다.
극적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텍사스가 3-0으로 앞선 9회초 2사 1루에서 상대투수 빅터 알칸타라를 상대했고 2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타구가 좌측으로 흘렀다. 3루수가 쇄도했다. 이때 타구 속도가 줄었고, 야수는 송구를 하지 못했다. 내야 안타가 나왔다. 출루로 인정됐다. 추신수가 팀 역사를 다시 썼다.
추신수는 신기록이 나온 순간, 잠시 엷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이내 담담하게 베이스에 자리했다. 외야로 나간 타구가 실책으로 기록된 2회에도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동요하지 않았다.
회포는 경기 뒤 풀었다. 9회 1사에서 안타를 치며 추신수의 타석까지 기회를 이어준 팀 동료 구즈만에 대해 "클럽하우스에 가서 안아줄 것이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선수 개인의 힘만으로 할 수 없는 기록이다. 여러가지 요인이 도와줘야 한다. 야구의 신이 준 선물이다"눈 소회를 전했다. "마지막에 출루했을 때 더그아웃에서 더 기뻐했다. 그들의 도움 덕분이다"며 동료를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경기 뒤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올스타전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팬 투표로 선정되는 선발 출전 선수는 아니지만, 감독·코치·선수 등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투표로 이름을 올렸다. 2005년에 빅리그에 데뷔해 14번째 시즌에서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2001년 박찬호(당시 LA 다저스), 2002년 김병현(당시 애리조나)에 이어 별이 된 역대 세 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됐다.
추신수는 지역 매체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