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은 7월 한 달 동안 타율 0.400(30타수 12안타)로 폭발했다. 최소 30타석을 소화한 리그 타자 114명 중 타격 공동 6위. 장타율(0.867)과 출루율(0.472)을 합한 OPS가 무려 1.339다. 공격 전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격 부진으로 인한 두 번의 1군 말소, 바닥을 찍고 올라온 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2018시즌 출발은 최악에 가까웠다. 주전 1루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개막 후 3월 타율이 0.167(24타수 4안타)에 불과했다. 타격감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4,5월에도 큰 변화가 없자 6월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재등록이 가능한 10일 후 복귀했으나 2군에 다녀온 뒤 치른 15경기 타율이 0.190(42타수 8안타)으로 더 떨어졌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 7월 2일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았고, 12일 돌아왔다. 더 이상의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 막다른 길에서 살아났다. 지난달 12일부터 소화한 13경기 타율이 정확히 4할이다.
오재일은 "요즘 타석에서 자신감이 조금 생긴 것 같다. 그러면서 좋은 타구도 나오고 있고 더 과감히 하려 한다"며 "그동안 너무 안 되다보니 잘하려다 역효과가 났다. 그냥 연습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들어갔더니 좋은 타구(인천에서 홈런 친 것)가 나왔고 그 뒤부터 계기가 돼 내 스윙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터닝포인트가 된 것은 지난달 25일 인천 SK전이다. 그 경기에서 3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3회 SK 외국인 투수 산체스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다.
두산 입장에선 천군만마다. 지난해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0, 26홈런, 89타점을 기록한 오재일은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600(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으로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이승엽(당시 삼성)이 1999년에 세운 플레이오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종전 4개)을 깨뜨릴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5경기 타율 0.316(19타수 6안타)로 맹활약했다.
김재환-양의지와 함께 중심타선을 형성해줘야 하는 '카드'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 퇴출 후 새롭게 영입된 스캇 반슬라이크마저 제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오재일의 역할이 크다. 7월에 반등한 그의 성적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잘 나가는 두산 타선에 날개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