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대표팀(FIFA랭킹 15위)은 28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겔로라 스리위자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서 일본(6위)에 1-2로 아깝게 졌다.
2010년과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만 두차례 딴 한국은 사상 첫 결승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1-1로 맞선 후반 41분 임선주의 헤딩 자책골로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미드필더 이민아는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수비 뒷공간이 뚫려 스가사와 유이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0-1로 뒤진 후반 23분 왼쪽에서 문미라가 올린 크로스를 이민아가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1-2로 뒤진 후반 막판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현란한 드리블 후 회심의 슛을 날렸다. 상대선수 몸에 아쉽게 막혔다.
이민아는 2015년 동아시안컵 당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여자축구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키 1m58cm의 작은 체구에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가수 민아, 배우 고아라를 닮은 귀여운 외모까지 주목받으며 ‘축구 아이돌’이라 불렸다.
이민아는 2013년 6월 여자프로축구(WK)리그 올스타전에서 유니폼에 이름 대신 ‘김태희’를 달고 뛰었다. 이민아는 “내가 예쁘지 않기 때문에 예쁜 배우 이름을 달고 뛰면 주목받을 것 같았다. 주위에서 ‘미친거 아니냐’고 놀리더라. 김태희님께 죄송하다”고 고백한 적도 있다.
이민아가 소셜미디어에 가끔 공개하는 풋풋한 사복패션도 화제다. SNS 팔로워는 1000명에서 최근엔 10만명까지 늘었다. 팬클럽 ‘민아월드’에는 남자 중학생에서부터 40대 아저씨 까지 응원을 해준다
이민아는 지난해 중앙일보와 인터뷰테서 “일주일에 하루 쉴 때는 치마를 입는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여자로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모보다 축구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아는 이날 일본전에서 중국 무협영화에 나오는 권법소녀처럼 그라운드를 총총 잘도 뛰어 다녔다. 왕성한 활동량과 경기 조율, 슈팅도 돋보였다. 이날 경기 중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이민아였다. 하지만 이민아는 경기 후 팀 패배에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