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은 자연이 아름답다. 영월하면 떠오르는 한반도 지형, 동강, 청령포 등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한다. 명승 제 14호로 지정된 어라연이라는 곳은 동강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나고, 칠랑이 계곡은 태백산 줄기의 험준한 산맥이 만들어낸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이끼계곡으로 유명하다.
이끼 계곡.
그런데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영월은 박물관과 미술관의 고장이라는 것을…. 시골 마을에 25개나 되는 미술관 박물관이 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폐교가 된 학교를 재활용한 곳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지붕없는 박물관의 도시' 영월을 돌아다녔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
영월종교미술박물관 영월군청에서 차로 10여분 북쪽으로 달려가서 찾아간 곳은 영월종교미술박물관. 붉은 고추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고추밭만 줄지어 나오는 곳에 박물관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오른쪽으로 철제문이 나왔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 입구였다. 이곳은 종교를 주제로 한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좀 독특한 박물관이다. 전시관은 2동으로 되어 있는데 주로 성서를 기반으로 제작한 100여 점의 종교색채가 강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런 시골에 박물관은 연 사람은 최바오로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교인인 그는 프랑스와 독일, 로마의 목공방에서 도제수업을 받으면서 목공예를 배운 조각가이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
종교미술박물관에는 최바오르씨가 성서를 바탕으로 만든 성화와 그만의 창조적 조각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수장고에는 약 600점의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때에 따라 전시품이 교체된다고 한다.
눈에 띄는 작품은 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이다.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예수상의 크기가 3m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작품이라는 것이 최씨의 설명이다. 전시실 1동에는 성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2동에는 불교와 힌두교 등의 동서양 종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페루 태양석
호야지리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은 36년간 교단에서 지리를 가르친 호야 양재룡 선생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지리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지난 2007년 개장했다. 양재룡 관장은 "우리나라 광물 자원의 천연 표본실이자 카르스트 지형, 석회암 동굴 등 각종 지리 지형 현상이 집약되어 있는 영월군에 지리 박물관이 있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따른 것과 같다"고 밝혔다.
본관과 지오토피오관이 있는데 먼저 지오토피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광대토대왕 비문 실물 탁본'이 전시되어 있다고 해서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정말 실물 크기의 탁본이 관람객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탁본의 높이가 6m나 될 정도로 어머어마했다. 안내를 맡은 학예사가 마치 꼬마 처럼 보일 정도였다.
광개토대왕비 실물 탁본.
이런 실물 크기의 탁본은 좀처럼 볼 수 없는 귀한 사료라고 한다. 탁본 곳곳이 지워진 흔적이 보였는데 일본인들이 그들의 임나일본부설을 정당화하기위해서 지웠다고 한다.
상설전시관 입구에는 페루에서 가져온 태양석이 손님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었다. 전시관에는 다양한 지구본과 지도가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한반도가 섬으로 표현된 1600년된 고지도, 동해가 한국해로 표시된 1700년대 지도, 동해가 독도가 한국영토로 표시된 일본교과서지도(1897년) 등 중요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에 가면 영월 지리 트레킹도 가능하다. 양재룡 선생이 직접 현장답사를 진행하고 영월 지형과 관련된 다양한 설명을 겯들여 인기가 높다. 답사료 1인 1만5000원. 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군청 앞에도 박물관이 하나 있다. 국내 최초의 공립사진박물관인 동강 사진 박물관이다. 2005년 7월 문을 열었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영월을 '사진의 고장'이라고 한단다.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진짜라는게 해설사의 설명이다.
동강사진박물관.
사연은 이렇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1년 9월1일 영월은 자체적으로 '동강사진마을'로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듬해인 2002년에는 여름 동강사진축전을 개최했다.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국내 사진문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한다.
동강사진박물관은 우리나라 사진의 변천사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으로 보는 역사, 문화유산자료 등 다양한 기획·전시작품들도 있다.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동강국제사진제 수상작 1500여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2018 동강국제사진제 작품들은 오는 21일까지전시한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영월군 남면 연당리에도 박물관이 하나 있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 그것이다. 지구촌의 다양한 재료와 다양한 악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악기박물관은 세계의 음악과 악기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한 인류애를 나누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한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입구.
또한 급격히 변해버린 다문화적 국내외 환경에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야기되는 갈등을 해소하고, 지구촌의 다양한 음악과 예술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창의적 인성교육과 성숙한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 설립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도 같은 박물관이 있다. 영월관은 100여 개국 2000여 점의 악기를 소장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인도와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 문화권별로 전시공간이 나눠져 있다.
체험실에서는 가믈란, 젬베, 발라폰, 안클릉, 보공 등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 이용요금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영월 미디어기자박물관 한국일보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한 고명진 관장이 폐교를 활용해서 만든 박물관이다. 청소년들의 올바른 미디어 이해를 위해 3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실, 그리고 프레스룸이 있다.
우리나라 신문의 역사는 물론 현장의 기자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장비와 역사의 한획을 그었던 소중한 자료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1일 기자 체험을 통해 '역사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기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현장 보도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족신문과 여행신문을 직접 제작하고 기념으로 간직할 수 있는 학습공간도 있다.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이밖에도 술관 국제현대미술관은 폐교된 삼옥초등학교를 활용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70개국의 조각 작품 350여점과 60여점이 전시된 공간이다. 야외조각공원이 눈길을 끄는데 영월의 멋진 경치와 함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영월화석박물관, 인도미술박물관,영월닥종이 갤러리,영월초등교육박물관,쾌연재도자미술관 등도 영월에서 가볼만한 박물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