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마지막 날인 2일 트라이애슬론 혼성 릴레이에서 은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금메달 49개·은메달 58개·동메달 70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메달 50개를 따서 6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한다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국이 금 132개·은 92개·동 65개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금 75개·은 56개·동 74개로 2위에 올랐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50개 이하로 획득한 것은 1982 뉴델리 대회(금 28개) 이후 36년 만이다. 1994 히로시마 대회에서 일본에 종합 2위 자리를 내준 뒤, 5회 연속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치지했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 부진했다. 세계 최강 양궁은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2014 인천 대회에서 한국 양궁은 금 5개·은 3개·동 1개를 따냈는데 이번 대회에선 금 4개·은 3개·동 1개로 마쳤다. 인천 대회에서 금 8개·은 11개·동 8개를 기록했던 사격도 금 3개·은 4개·동 5개로 부진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는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무산됐다. 승마는 4년 전 금 4개·은 1개·동 1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지만, 이번 대회에선 '노 골드'로 마감했다.
펜싱과 유도는 선전했다는 평가다. 펜싱대표팀은 금 6개·은 3개·동 6개를 기록했다. 남자 사브르 구본길·여자 에페 강영미·여자 플뢰레 전희숙 등이 개인전에서 '금빛 찌르기'에 성공했다. 펜싱 남자 플뢰레는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 여자 사브르도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인천 대회 때 금메달 8개엔 미치지 못했지만 3회 연속 종합 우승을 달성하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리우 올림픽에서 은 2개·동 1개에 그쳐 '리우 쇼크'를 경험했던 유도는 금 4개·은 7개·동 3개를 따내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쳤던 안바울(남자 66kg급)과 정보경(여자 48kg급)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메달 색깔을 금색으로 바꿨다.
새로운 메달 밭으로 평가받았던 사이클은 효자 종목 굳히기에 성공했다. 사이클은 이번 대회에서 트랙과 로드를 합해 금 6개·은 3개·동 4개를 획득했다. 특히 나아름은 개인도로·도로독주를 동시에 석권한 데 이어 트랙 종목에서도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한 4관왕에 올랐다. 한편 기초 종목은 여전히 부실해 육상과 수영에 각각 걸린 금메달 48개와 41개 중 겨우 한 개씩만 건지는 데 그쳤다.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 중인 일본의 강세도 한국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육상(금 6개)과 수영(금 19개)은 물론이고 남녀 하키 등 이전엔 한 번도 금메달을 얻지 못했던 종목까지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스포츠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경쟁력 제고라는 큰 숙제를 안았다.
감격의 순간도 있었다. 국제 종합 대회 사상 두 번째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 '코리아'는 금 1개·은 1개·동 2개를 최초로 합작하는 성과를 냈다. 카누 용선 여자 단체 500m에서 금메달, 여자 농구 단일팀은 귀중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카누 용선 200m와 남자 단체 1000m에선 동메달이 나왔다. 코리아의 메달은 남측도 북측도 아닌 제3국의 메달로 집계된다.
대한체육회는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대회 해단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기흥 체육회장은 "16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친 선수단에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보낸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은 국민께 감사드린다"면서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 입장과 남북 단일팀의 첫 메달 획득을 통해 한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하나가 된 한국 체육의 힘을 만방에 과시했다"며 "일치된 남북 평화와 화합이라는 스포츠 가치를 확인해 올해 아시안게임은 세계 평화를 더욱 견고하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강세 종목이 세계적으로 평준화됐다"며 "꾸준한 투자와 지원으로 메달 획득 종목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