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김광식 감독)'은 오는 19일 개봉하는 경쟁작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개봉 전부터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언론배급시사회 등 여러 시사회를 통해 많은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좋은 작품인 만큼 존재하는 '한구석' 아쉬운 점이 '안시성'에도 존재했다.
'안시성'은 액션을 최고 무기로 삼는 작품이다. 언론배급시사회 후 잘 알려져 있듯이 지금껏 보지 못한 스케일의 공성전과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화려한 디테일의 액션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액션에 힘을 줬다는 것은 곧 서사에 힘을 뺐다는 이야기. 총 4회의 전투신이 등장하는데, 중간중간 전개를 설득하는 이야깃거리는 단순하다. 이 때문에 관객에게 몰입할 시간이 충분히 주지 않는다. 액션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이라면 잦은 액션신과 단순한 서사에 피로감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일부 배우들의 캐릭터도 논쟁 거리가 될 수 있다. 일례로, 조인성이 연기한 주인공 양만춘 캐릭터다. 이 영화 속 양만춘은 평범한 장군의 캐릭터는 아니다. 영화는 '명량'과 비슷한 흐름을 따라가는 듯 보이지만, 조인성의 양만춘은 최민식의 이순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섹시하고 새로운 전쟁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광식 감독의 의도처럼, 조인성의 양만춘은 작품이 가진 무게감에 비해 가벼운 모습이다. 이에 대해 조인성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서 오히려 이순신 장군보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새롭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 같은 리더십을 콘셉트로 잡았다"고 말했다. 또한 양만춘 캐릭터는 본격적인 전투 신에 돌입하며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문제는 '안시성'이 공개되기 전 겪었던 고증 문제다. 앞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흥행까지 영향을 준 여러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시성' 또한 발을 헛디디면 금세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안시성' 제작진이 가장 억울하다고 읍소하는 대목이다. 애초 '안시성'이 역사서에 남긴 3줄의 기록만으로 만들어진데다, 오래 전부터 제작을 준비하면서 지역에 따라, 혹은 계급에 따라 복잡하게 나뉘어져있는 복식을 충실히 고증했다고. 투구를 쓰지 않는 설정 등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시도했지만 그 외에 지적받는 여러 고증 문제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해명. 김광식 감독은 "역사에서 안시성 전투를 다른 부분은 길지 않다. 단순한 스토리만 역사에 남겨져있다"면서 "공성전이나 전투의 양상은 나와있지 않아서 삼국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와 전세계의 공성전을 연구했다. 고대 전투이지만 체험하듯이 보이게 하기 위해 현대적 느낌으로 고프로와 같은 장비를 이용해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극중 파소 역의 엄태구와 백하 역의 설현이 보여주는 멜로가 신파에 치우쳐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당나라 군대로 분한 배우들이 구사하는 중국어가 상당히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아쉬운 점들이 존재하지만, '안시성'이 추석 극장가 흥행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다. 순제작비 185억원을 들인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오는 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