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내야수 채태인(36)이 실전 경기에서 수비 훈련을 했다. 고군분투는 새드 엔딩으로 끝났다.
채태인은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전날 SK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결승 홈런을 치며 좋은 기운을 받았다. 롯데의 상승세에 기여하며 성공한 영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전에선 진땀을 뺐다. 이날 상대 타자들은 유독 그가 지키고 있는 우측 선상에 많은 타구를 보냈다. 강습 타구를 수 차례 받아야 했다.
1회는 실점과 직결되는 실책을 했다. 1사 1·3루에선 타자를 태그 시키며 타구를 처리를 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양성우의 타구는 놓치고 말았다. 바운드가 된 뒤 가속도가 붙었고 미트에 맞고 흘렀다. 그사이 3루 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았다.
2회 하주석의 타구도 처리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때는 특유의 순발력을 보여줬다.
경기 흐름상 중요한 순간에도 공이 그에게 향했다. 0-2로 끌려가던 롯데느 5회 5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발 송승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구원투수 이명우는 2사 뒤 지성준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놓였다.
잠시 소강 상태던 '실전 펑고'는 6회 재개됐다. 후속 하주석의 타구가 우측으로 향했다. 몸을 날려 잡아냈다. 속도가 빠르진 않았지만 안타 코스였다. 투수는 베이스커버를 들어갔지만 채태인은 송구하지 못했다. 미트에서 공을 빼는 과정에서 떨어트리고 말았다.
안타를 허용하면 점수 차는 2점으로 줄고 동점 주자까지 두게 되는 상황이었다. 채태인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바뀐 투수 윤길현이 강경학을 상대했고 3구째 내야 타구를 유도했다. 바운드가 큰 타구가 우측으로 향했다. 채태인이 다시 몸을 날렸다. 공이 다시 몸 앞으로 흘렀다. 그러나 이 상황에선 침착 하게 송구까지 연결시켰다. 베이스커버에 들어간 윤길현의 발이 타자 주자보다 빨랐다. 최초 판정은 아웃. 비디오판독 뒤에도 번복은 없었다. 롯데가 흐름상 중요한 순간에 실점을 모면했다.
그러나 웃지 못했다. 7회 1사 1·2루에서 3번 타자 제러드 호잉의 강습 타구가 다시 1루 방면을 향했다. 워낙 타구 속도가 빨랐고 채태인의 몸을 맞고 2루수 앞으로 흐르는 내야 안타가 됐다. 그나마 채태인이 지키고 있었기에 외야로 빠지지 않았다.
구원투수들이 실점을 막거나 리드를 지켜냈다면 채태인의 수비가 더욱 돋보였을 것. 그러나 롯데는 구원 고효준과 구승민이 적시타와 홈런을 맞았고 5-7로 역전을 당했다. 9회초 1점을 추격했지만 남은 1점을 만회하지 못했고 3연승이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