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해결사' 머피 할로웨이(28·196cm)가 돌아온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본격적인 선두권 경쟁에 나선다.
전자랜드는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SKT 5GX 프로농구 정규 리그 고양 오리온과 홈경기에서 98-84 완승을 거뒀다. 이날 부상 복귀전을 치른 할로웨이는 21득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리바운드는 양 팀을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2연패에서 벗어난 전자랜드(7승6패)는 리그 6위를 지켰다.
할로웨이가 버틴 전자랜드는 시즌 초반 '1강' 울산 현대모비스를 견제할 만한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몸무게 110kg의 압도적인 체격을 앞세운 그가 펼치는 적극적인 인사이드 플레이를 막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할로웨이가 골밑에서 버티면 상대 수비가 2~3명씩 몰렸다. 전자랜드는 이 틈을 타 토종 슈터들이 대기 중인 외곽을 공략했다.
할로웨이는 지난달 18일 전주 KCC전에서 발등을 다쳐 치료와 재활 기간을 거쳐야 했다. 팀도 거짓말 같이 부진에 빠졌다. 개막 3연승을 달리던 전자랜드는 할로웨이가 빠진 9경기에서 3승6패로 머물렀다. 동료들이 고전하는 모습에 책임감을 느낀 할로웨이는 재활 기간에도 팀 전력에 보탬이 되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코트에 나서지 못해도 직접 경기장에 찾아가 동료들의 플레이를 공부했고, 홈경기는 물론이고 원정경기도 여러 차례 동행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전술을 익혔다. 쉴 때도 팀 경기 영상을 보며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미지트레이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외국인 선수로 변신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빠른 회복을 위해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았다. 전자랜드 김성헌 사무국장은 "프로농구에서 22시즌을 보내며 외국인 선수를 70~80명이나 봤다. 대부분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었지만, 할로웨이처럼 성실하고 적극적인 선수는 처음"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외국인 선수는 다혈질이기 마련인데, 할로웨이는 신경전이 발생해도 동료를 말리는 쪽이다. 말 그대로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외국인 선수"라고 덧붙였다.
할로웨이의 노력은 오리온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가 높이를 장악하자, 전자랜드는 3점포를 무려 9방이나 터뜨렸다. 베테랑 슈터 정영삼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꽂는 등 12득점을 올렸다. 그는 이날 3점포 4방을 꽂는 절정의 슛 감각을 과시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전자랜드는 본격적인 선두 추격에 나선다. 현재 1위 현대모비스(9승3패)와 격차는 2.5게임. 유 감독은 "할로웨이는 1 대 1도 잘하지만,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아서 포스트업이 안정적이고, 패스도 좋아서 정영삼을 비롯한 외곽이 안정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자랜드는 오는 14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주 KCC와 원정경기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