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힘, 입소문의 힘은 역시 거세다. 기대작이 무너지고 조용히 개봉한 작품이 광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반전 묘미가 빛나는 하반기 스크린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신드롬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기세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5주차 주말 3일간 80만4039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604만6687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 주 주말 52만 명을 동원했던 '보헤미안 랩소디'는 2주차 78만 명, 3주차에 81만 명을 찍더니 4주차에 95만 명을 극장에 불러 들이면서 개봉 일수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관객수가 떨어지는 타 영화들과 정반대 그래프를 그리며 영화계를 발칵 뒤집었다.
5주차에는 신작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등판으로 관객들이 다소 분산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만 명의 관객들과 함께 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2뤼를 지켰고, 뜨거운 열기도 잇고 있다.
특히 흥행에 탄력이 붙은 '보헤미안 랩소디'는 놀라운 속도로 누적관객수 600만 명을 돌파, 592만 명을 동원한 '레미제라블'(2012) 스코어를 제치면서 역대 음악 영화 최고 흥행작 기록 경신에도 성공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에 힘입어 록밴드 퀸의 인기 역시 수직 상승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가 퀸 관련 게시물로 도배되는 것은 물론, 방송계까지 나서 퀸 특집을 준비하며 숟가락을 얹고 있는 실정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깜짝 흥행에 눈물지은 작품은 다름아닌 '신비한 동물사전' 두 번째 시리즈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다. '해리포터' 스핀오프 영화로 마법 세계관을 공유하는 만큼, 개봉 전부터 전 연령층에 고루 분포돼 있는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사실상 뚜껑이 열리자마자 화제성이 뚝 떨어져 '보헤미안 랩소디'와는 전혀 다른 미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좋았던 기분도 축 쳐지게 만드는 분위기, 어려운 척 베베 꼬아놓은 스토리, 뚝뚝 끊기는 연출력, 미스 캐스팅, 설정 오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자만 속 팬들의 신뢰를 져버렸고 이는 고스란히 성적으로 나타났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2일까지 236만1890명을 동원, 전작 '신비한 동물사전' 누적관객수 466만7176명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분위기처럼 여겨기지만 영화의 운명은 결국 영화 스스로 결정하기 마련이다. 예상을 빗나간 '요지경 스크린'을 완성한 것 역시 다름아닌 영화다. 관객들의 선택은 누가 뭐래도 영화의 힘에 따라 움직인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운명은 영화가 지닌 힘에 의해 극과 극으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