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6·롯데)가 통산 여섯 번째로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역대 세 번째로 3개 포지션에서 수상자가 됐다.
이대호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총 유효표 349표 가운데 198표를 얻었다. 경쟁자인 두산 최주환을 69표 차이로 앞섰다.
올 시즌 지명타자 후보는 4명뿐이다. 규정 타석의 ⅔인 297타석 이상을 지명 타자로 나섰을 때 후보에 오를 수 있다. 각 팀이 붙박이 지명타자를 두지 않고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돌아가며 내세우기 때문에 후보 조건을 만족하는 선수가 적었다.
오로지 타격 능력으로만 평가되는 포지션이다. 경쟁은 일방적일 수 없었다. 이대호는 타율 0.333·37홈런·125타점·81득점을 기록했다. 타점 부문 2위, 최다 안타 3위에 올랐다. KBO리그에 복귀한 지난해보다 타율과 홈런 모두 증가했다. 장타율도 0.593로 높았다. 역대 두 번째로 5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꾸준할 뿐 아니라 폭발력도 있다.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기량 저하 조짐은 없었다.
경쟁자 최주환의 성적도 좋았다. 타율 0.333·108타점·26홈런을 기록했다. 주로 클린업트리오에 나서지 않는 선수가 매우 높은 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기량 발전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홈런 개수에서 11개가 차이 났다. 이름값을 떠나 객관적인 성적 지표에서도 이대호를 넘어설 수 없었다.
이대호는 수상 이력으로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장종훈, 양준혁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3개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1루수 네 차례(2006·2007·2011·2017년), 3루수 한 차례(2010년)다. 지명타자까지 추가했다. 타격 능력이 요구되는 포지션에서 한 차례 이상은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가 됐다.
역대 롯데 선수 가운데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섯 개를 거머쥔 지난해까지는 박정태, 손아섭과 공동 1위였다. 단독으로 올라섰다.
단상에 선 이대호는 "사실 수비를 할 때 힘들 때도 있다. 조원우 전 감독님의 배려 속에 타석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감사 드린다. 양상문 감독님이 오셨다. 내년 시즌에는 새 감독님을 모시고 롯데팬께서도 기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