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김유성 감독)'이 촬영을 종료한 지 1년 반 만에 세상의 빛을 본다. 제작 단계부터 제기된 여러 논란을 딛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영화계 관심이 쏠린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자전차왕 엄복동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실존 인물 엄복동을 재조명하며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들의 이야기를 더했다. 순 제작비만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 그러나 제작 단계부터 잡음이 일면서 순조로운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촬영이 한창 진행되던 2017년 6월, 김유성 감독이 자진 하차하며 정상적인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차 당시 김 감독은 "연출권을 침해당했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자전차왕 엄복동'의 제작사이자 배급사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김유성 감독이 자진 하차의 뜻을 밝혔다. 영화 산업의 인재 풀 확장을 위해 신인 감독임에도 100억원대 투자 영화의 연출을 맡겼는데, 김유성 감독이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차를 선언했던 김유성 감독은 19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 영화 후반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변이다. 김 감독은 "후반 작업 과정을 1년여에 걸쳐서 진행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2013년에 시작됐다. 오랜 시간 곡절도 많았고, 부침도 많았다"며 "의외로 담담하다. 감정적인 동요는 없다. 아직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의 끝은 영화가 개봉하고 관객들이 보기까지다. 그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8월 촬영이 종료됐고, 개봉 시기가 정해지자 이번에는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됐다. 실존 인물인 엄복동을 미화해 표현했다는 의혹이 등장했다.
젊은 시절 자전차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엄복동이 자전거 절도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실제로 1926년 10월 7일 발행된 동아일보에 엄복동이 자전거 10여 대를 훔쳐 장물로 판매하려다 발각돼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또 1950년 4월 1일 발행된 경향신문에는 노년의 엄복동이 자전거를 훔치다 경찰에 체포돼 검찰에 송치됐으나 검사의 재량으로 석방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영화를 통해 제작자로 나선 배우 이범수는 이에 대해 "최선을 다해 검증에 노력을 기울였다"며 "자전거를 열심히 잘 탔던 그 자체만으로 민중에게 희망을 주었기에 그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해명했다. 또 김유성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문제시된 부분을 알게 됐다. 부분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