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이 누적 관객 수 1600만 명을 돌파하며 전무후무한 코미디 영화의 새 역사를 쓴 데 이어, 현재 방송 중인 SBS 첫 금토극 '열혈사제'는 최고시청률 16%를 찍으며 SBS를 살렸고 무너져 가던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 중심에는 이하늬가 있다. 놀라운 파급력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도 무너졌다. 가는 곳마다, 보이는 곳마다 '이하늬 대박' '손대는 것마다 다 잘되네' '올해 완전 대운 들어선 듯' '드라마까지 터질 줄은 몰랐다' 등 반응이 쏟아진다.
상반기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눈에 띌 만한 존재감을 내비치면서 이하늬는 올해 'OO의 해'라는 타이틀부터 가져갈 모양새다. 전지현과 손예진 정도를 제외하면 'OO의 해' 타이틀은 대부분 남배우들의 차지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하늬만큼, 이하늬 이상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인물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연말까지 누가 언제 어디서 툭 튀어나올지 알 수 없지만, 일단 2019년의 시작은 '이하늬의 해'가 맞다.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나 물 만난 듯 뛰어놀고 있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극한직업'의 장형사, '열혈사제'의 박검사는 캐릭터 성격과 이미지는 다르지만 '능청스러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머가 있지만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고, 센스가 넘치지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흐를 것 같지 않은 강인한 매력은 캐릭터와 이하늬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높였다. 이는 평소 소탈하고 털털하기로 유명한 이하늬의 실제 모습과도 맞아떨어지면서 남심은 물론 여심까지 흔드는 데 성공했다.
뭘 해도 잘했을 사람이라는 것은 이미 데뷔 때부터 증명됐다. 2006년 제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진에 당선되며 연예계에 입문한 이하늬는 제56회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는 4위로 뽑혀 국내외가 모두 인정한 미녀 스타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국악과 학사와 석사를 밟은 브레인 출신에 이하늬 집안까지 알려지면서 이하늬는 '엄친딸' '금수저' 등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수식어의 현실판으로 주목받았다.
영리한 이하늬는 대중이 자신을 바라보는 '껍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배우 타이틀에 걸쳐 있는 셀럽이 아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길 스스로 원했고,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 이하늬로 활용되고자 노력했다. '미모'에 한정돼 있던 업계의 관심을 '연기'로 넓힌 것은 이하늬가 애쓰고 애쓴 결과다. 이하늬에게 1000만 선물을 안긴 '극한직업'은 떨리는 볼살을 위해 살을 찌우고 노메이크업으로 임한 작품이라 더 의미가 크다.
'극한직업' 홍보와 '열혈사제' 촬영이 겹치면서 이하늬는 밀려 있던 화보만 몇 개 소화했을 뿐 당분간 드라마 촬영에만 집중 한다는 계획이다. 성과에 대한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혼자 이룬 결실이 아니라는 것을 매 인터뷰마다 강조하는 것에서도 이하늬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본과 시나리오는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검토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후문. 광고계 반응은 발빠르다. 한 광고 관계자는 "이하늬는 어울리는 광고를 잘 찾는 배우로 광고 효과가 남다르다. 장·단기 모두 유용하다. 이미 여러 광고를 찍고 있지만 더 많은 광고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몸값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