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11일 3월 A매치 2연전 명단 27명을 발표했다. 주목을 받은 이강인은 생애 첫 A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IS포토, 연합뉴스 제공
지금 한국 축구는 이강인(발렌시아)으로 뜨겁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일 파주 NFC(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3월 A매치 2연전 명단 27명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오는 22일 볼리비아(울산 문수축구경기장) 26일 콜롬비아(서울월드컵경기장)와 일전을 치른다. 이강인은 생애 첫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18세 20일의 나이. 이강인은 역대 일곱 번째로 최연소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향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와 과정을 위해 젊은 선수들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며 "이강인은 능력이 있는 선수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그가 출전한 경기들을 지켜봤다. 대표팀에 와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성장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고 중앙 자원으로도 뛰고 있다. 어떤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 대표팀에서 실험할 것"이라며 "이강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것이다. 기술적으로 아주 좋은 선수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강인의 경쟁력은 벤투 감독의 시선에만 잡힌 것이 아니다. 이제 겨우 만 18세인 이강인. 한국 U-23(23세 이하)·U-20(20세 이하) 대표팀 등 연령대 대표팀들이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다.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출전한다. 김학범호는 이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11일 파주 NFC에 소집됐다. 이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1차 예선이다. 한국은 H조에 속해 호주·캄보디아·대만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조 1위 11개 팀과 각조 2위 중 상위 4개 팀, 개최국 태국이 2020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 겸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 진출한다.
당장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쓸 순 없지만 김 감독은 멀리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해 이강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감독은 "이강인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 소집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것(이강인 차출)을 가지고 시간 싸움을 하느니 지금은 있는 선수들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 대회가 끝나면 많은 시간이 있다. A대표팀에 있다고 해서 U-23 대표팀에 오는 것이 문제 될 건 없다. 어떤 연령별 대표팀에 활용할지는 그 선수의 필요성에 따라, 그때그때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의 합류가 급한 곳은 U-20 대표팀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5월 23일 폴란드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한다. 한국은 포르투갈·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과 F조에 편성됐다. '죽음의 조'라고 불린다. 아직 이강인의 합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U-20 월드컵은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기에,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와 협의가 필요하다. 정 감독은 "최선을 다해 이강인이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U-20 대표팀 역시 이날 파주 NFC에 소집됐다. 훈련을 앞두고 정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연령대 선수가 A대표팀으로 간다는 것은 선수들에겐 굉장히 큰 영광이다.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A대표팀"이라며 "지도자로도 고무적인 일이다. 어린 선수들을 잘 육성해 A대표팀 선수로 만드는 것이 나 같은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들이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의 A대표팀 합류 소식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지금 이강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팀은 U-20 대표팀이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U-20 월드컵 감독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U-20 월드컵은 그 연령대 선수가 한 번밖에 경험할 수 없는 대회다. 선수 입장에서 월드컵이라는 메이저 대회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감독 입장으로는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조직력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이강인과 함께 훈련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피력했다.
이 같은 아쉬움을 떨쳐 내기 위해 정 감독은 '삼고초려'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렌시아와 조율해야 한다. U-20 월드컵의 중요성을 어필할 것"이라며 "'삼고초려' 할 것이다. 발렌시아에서 이강인을 허락한다면 큰절 세 번을 못 하겠나. 아직 시간이 있다. 발렌시아와 최대한 이야기해 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이강인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최근 이강인에게 전화가 와서 '기회가 되면 U-20 월드컵에서 뛰고 싶다. 준비가 돼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이강인의 마음을 전했다.